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동맹이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30여 개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조만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연합은 전기차 관련 투자 규모를 지금의 세 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이들 3사가 다섯 가지 공용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30개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내용을 오는 27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전기차로 수요가 이동하고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에 직면하면서 프랑스(르노)와 일본(닛산·미쓰비시) 자동차 업체들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회사는 전기차 공동 개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00억유로(약 27조45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공개한다. 3사는 현재 100억유로를 투자한 상태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공용 플랫폼 네 가지가 구축됐다”며 “르노가 설계하는 다섯 번째 전기차 공용 플랫폼(CMFB-EV)은 5년 안에 도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닛산은 CMFB-EV를 통해 소형차 미크라를 전기차 모델로 생산하기로 했다. 르노도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슷한 전기차를 내놓을 전망이다.

3사 동맹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의 소형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3사는 이를 위해 배터리 부문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2030년까지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에서 총 2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공동 투자할 것”이라며 “표준화된 배터리를 공유해 배터리 제조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닛산이 개발해온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함께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3사가 하이브리드카로 협력 논의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 회사는 핵심 부품이나 시스템 공유 없이 자체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제한된 협력은 비용 절감과 관련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3사는 2030년 전기차 로드맵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