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독감 대유행(1918~1919년) 이후 100여 년 만에 최악의 전염성을 나타내는 질병이 됐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진 최근 5~6주일 동안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수가 최근 100여 년 동안 다른 질병 감염자 수(같은 기간 발생한 환자 수 기준)를 모두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상당수는 오미크론 감염자로 추정된다.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세계에서 8400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이 되기 시작한 2020년 연간 확진자 수와 비슷한 규모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자,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 수까지 고려하면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 밴더빌트대의 윌리엄 섀프너 의대 교수는 세계 인구 감염 비율로 볼 때 오미크론의 전파력과 견줄 수 있는 사례는 100여 년 전 독감 대유행이 유일하다고 분석했다. 독감 대유행 시기에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5억 명이 감염됐고 50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프레드허치 암연구센터의 바이러스 학자인 트레버 베드퍼드는 지난달 중순까지 미국인 중 20%가 오미크론에 감염됐으며 이달 중순에는 두 배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멕시코 감염병 전문가인 브렌다 크랍트리는 “주변에 코로나19 감염자가 하나도 없다면 당신은 친구가 하나도 없다는 소리”라며 최근 오미크론 확산세의 위험을 경고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