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지난 2년 동안 미국 내 물류창고 규모를 두 배 이상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확보한 대규모 물류망을 발판으로 아마존이 택배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16일(현지시간) 부동산 투자사 프로로지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아마존의 물류창고 규모가 2019년 말 1억9200만 제곱피트(1제곱피트=0.09㎡)에서 4억1000만 제곱피트로 두 배 이상 커졌다”고 보도했다. 큰손 아마존이 움직이자 임대료도 뛰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임대료가 15% 상승한 가운데 북미 지역 임대료는 18% 급등했다.

아마존은 팬데믹으로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하자 자체적으로 공급망을 통제하기 위해 지난 2년간 1000억달러(약 120조원) 이상을 투자해 물류창고 및 장비 마련에 나섰다. 쿼츠는 “아마존은 팬데믹 전에는 주로 창고를 임차해 사용했지만 코로나19로 공급망에 혼란이 생기면서 직접 창고를 짓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임차·건설 가리지 않고 창고를 미친듯이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서 건설 중인 창고 규모 기준 상위 10개 가운데 8개를 아마존이 소유하고 있다.

아마존이 택배업계의 강자 UPS, 페덱스 등이 버티고 있는 택배시장에 본격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대규모 물류망을 이용해 아마존의 주문뿐만 아니라 외부 기업의 택배 서비스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 아마존은 페덱스를 제치고 배송 물량 기준 미국 3위 택배업체로 올라섰다.

모건스탠리는 “아마존은 이미 자사 물류망을 이용해 미국 우편국의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며 “내년이나 후년이면 아마존의 택배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