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최고급 아파트' 5억에 산 한국인…두 배로 불린 비결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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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부동산 전문가의 도쿄 아파트 투자비법 (1)
"외국인도 주택대출·구입 가능"
수익률 연 3%→6% 만드는 3가지 마법
환율·집값상승 활용해 투자금 5년 만에 두 배로
"외국인도 주택대출·구입 가능"
수익률 연 3%→6% 만드는 3가지 마법
환율·집값상승 활용해 투자금 5년 만에 두 배로
도쿄 나카메구로의 고급 아파트를 매입한 일본 정보기술(IT) 대기업 직원 김윤경씨 인터뷰 이후 독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관련기사 서울 집값의 70%…"도쿄의 고급 아파트를 샀습니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일본 영주권자가 아닌 한국의 일반 투자가가 도쿄의 집을 구입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외국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아니냐라는 내용이 많았다.
일본 부동산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 일본 3대 종합 부동산 기업 가운데 하나인 S사의 조민수 주택건물거래사(한국의 공인중개사)를 인터뷰했다. S사에 단 2명 뿐인 한국인 가운데 1명인 조 거래사는 지난 8년 동안 한국인 투자가들의 일본 부동산 거래를 중개해 왔다. 조 거래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가가 주택대출을 받는 비법과 투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기대 수익률을 상세하게 분석해 본다.
2020년 3월 일본이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규제하기 전까지 한국의 현금 부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부동산 투자가 상당히 활발했다. 신한은행(SBJ) 하나은행과 같이 일본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이 투자상담회를 열고 관련 상품을 내놓을 움직임까지 보였다.
병원장이나 대기업 임원 등의 재력가들은 5억~20억엔 규모의 상가 건물이나 오피스 빌딩을 매입했고, 개인들은 1억~5억엔대 아파트를 샀다.
장기체류 자격이 없 는 외국인 투자가는 일본 은행으로부터 주택대출을 받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조 거래는 일본에 자산관리 법인을 설립하는 비법을 소개했다. 이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일본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하다. 약 한 달이면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주식수와 자본금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법인 설립에 필요한 비용은 30만~50만엔 수준이다.
법인 설립은 2가지 측면에서 필승카드다. 먼저 일본 장기체류
자격이 없는 해외 투자가에게는 까다롭기 그지 없는 일본 은행들의 대출 심사 문턱을 낮출 수 있다.
둘째는 절세 효과다. 일본도 부동산 매각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개인은 거주연수가 5년 이하면 차익의 40%, 5년 초과면 20%를 내야 한다. 법인을 통해 구입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법인세만 내면 된다.
부동산 물건에 따라 법인세는 제각각이지만 일본 부동산 세제에서 이 부분은 일종의 구멍으로 알려져 있다. 조건을 잘 활용하면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주택대출 금리는 구입 목적이 '거주'냐 '투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거주 목적이면 집값의 10%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 나머지 90%를 대출해 준다. 일본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한국보다 훨씬 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조민수 거래사가 성사시킨 거래 가운데는 대출금리가 연 0.2%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일본이 2016년 이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다보니 나오는 기현상이다.
투자 목적의 경우 집값의 20~30%는 부담해야 대출 승인이 난다. 금리도 연 1.5~2.0%로 거주 목적보다 높다. 그래도 25~30년 만기의 대출금리가 연 1.5~2.0%라는 건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면 얼마를 벌 수 있을까.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도쿄 도심 5구(지요다 주오 미나토 신주쿠 시부야구)의 1억엔대(약 10억원대) 타워맨션(일본의 고층 아파트)를 기준으로 수익률 분석을 의뢰했다. 도쿄 도심 5구도 지역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서울의 강남 3구에 비유할 수 있는 지요다구 미나토구 주오구 등 3개구는 연 수익률이 3%대다.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에 해당하는 시부야와 신주쿠는 연 4%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서 장기수선충담금과 부동산 관리회사 비용 등 초기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률을 0.5%포인트 빼주는게 정확하다. 도심 3구는 연 2.5%대, 시부야 신주쿠는 연 3.5%대라는 의미다. 1억엔짜리 고층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자기 돈이 2000만~3000만엔, 한국 돈으로 2억~3억원이 필요하다. 연 2.5~3.5%대의 수익률을 내겠다고 2억~3억원을 해외 부동산에 넣는 게 합리적이냐 물음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도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는 투자가는 3단계의 마법을 거쳐 2.5~3.5%대인 연 수익률을 7~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첫번째 마법은 한일간 대출금리차다. 외국인 투자가라도 일본 은행권 주택대출 금리는 연 1.5~2.0%다. 연 5%를 넘는 한국의 주택대출 금리와 비교할 때 3~4%포인트 차다. 한국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 3~4%의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한국 등 세계 중앙은행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주택대출을 받은 주택매입자들이 밤잠을 못이루고 있다. 일본은 유일하게 금리상승 우려에서 벗어나 있는 나라다. 주요국들이 다들 금리를 올린다니 일본 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이 올해 금리인상이나 유동성 공급 축소 등 출구전략을 논의할 것"이라는 설이 팽배했다. 이 때문에 일본 국채 10년 만기 장기금리가 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에서 “금융완화 정책을 좀 더 오랜 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축소나 출구 전략을 논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 부동산 투자가들이 한일 금리차를 이용해 연 2.5~3.5%인 수익률을 6~8%로 올리는 마법이 지속가능하다고 믿는 이유다.
두번째 마법은 환차익이다. 외환시장에서 '환율 예상은
신도 못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일본 부동산 투자가들은 매각과 환전 시점을 조정해 2~3%의 환차익을 올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환율이 100엔 당 1000원일 때 샀다면 1020~1030원으로 올랐을 때 팔거나 환전한다는 것이다.
현재 환율은 100엔 당 1040원 수준이지만 약 5개월 전인 9월17일 1080원이었다. 5개월 동안 시점을 잘 선택하면 3% 정도의 차익은 쉽게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1년 동안 원화 대비 엔화 환율도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했다.
환율이 100엔당 936원이었던 2018년 1월 일본 부동산을 매입한 투자가들은 환차익으로만 11%를 올리고 있다. 연 2.5~3.5%였던 수익률이 한일 금리차를 통해 6~8%, 다시 환차익 마법을 활용해 8~11% 까지 올랐다.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만 묶어서 수익률을 뻥튀기한 것'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이론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일본의 금융회사들은 이 같은 시나리오를 토대로 기대 수익률이 8~10%인 상장 리츠(REITs)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또 한번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마법이 있다. 바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지난해 도쿄 도심 아파트 평균 가격과 평당 가격 모두 1990년 버블(거품)경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21년말 도쿄 도심 아파트 가격은 평균 8293만엔이었다. 2018년 도쿄 도심 아파트를 7142만엔에 매입한 투자가는 11%의 환차익에 더해 1151만엔(약 1억2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추가로 올린 셈이다.
최종 수익률을 계산하려면 초기 비용을 빼야 한다. 아파트 가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본의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대략 거래가격의 '3%+6만엔'으로 정해져 있다. 1억엔짜리 아파트를 사면 306만엔의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든다.
취득세는 30만~50만엔이다. 일반적으로 집값의 7%를 초기 비용으로 계산한다. 초기 비용이 연 수익률을 3% 가량 낮추는 것으로 분석한다. 금리차 레버리지와 환차익을 통해 8~10%까지 오른 수익률이 연 5~7%가 되는 셈이다.
일본 부동산 투자기간은 대략 66개월, 약 5년 반이다. 거주기간이 5년을 넘어가면 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이 절반으로 줄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5년간 연 5~7%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게 적절한 시나리오라고 일본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끝으로 실제 거래사례를 통해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는지를 분석해 봤다. 2019년 3월 미나토구 롯본기에 있는 67.34㎡(20.37평·전용면적) 크기의 타워맨션을 1억4800만엔(3.3㎡ 당 726만엔)에 매입한 실제 사례다.
이 집의 월세는 47만엔으로 연 수익률은 3.81%였다. 집값의 30%가 자기자본이었고 나머지 70%를 연 1.75%의 금리로 대출받았다. 당시 환율은 1000엔49전이었다. 전체 매입비용은 초기비용 7%를 합쳐서 1억5840만엔이었다. 자기자본(30%)은 4750만엔, 당시 환율로 4억7500만원이 들었다. 이 집의 현재 시세는 1억8300만엔이다. 2019년부터 5년을 보유했을 경우(현 시점의 시세와 환율을 적용) 집을 팔아 은행 대출금을 상환하고 남은 최종 수익은 8680만엔이다. 환율이 35원 가량 오른 덕분에 원화 환산시 수익은 8억8870만원이다. 절세전략에 따라 천차만별인 법인세는 반영하지 않았다. 4억7500만원을 투자해 5년 만에 투자금이 8억8870만원으로 2배 가량 불었다. 임대수익은 1480만엔이었는데 집값이 3500만엔 오르면서 수익이 크게 늘었다. 도쿄의 아파트 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분석해 본다. 수익률 분석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일본 부동산 시장은 일부 주식이나 암호자산과 같이 10배, 100배의 대박을 노리기는 어려운 시장이지만 괜찮은 투자대상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선진국 답게 시장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외국인도 안정적이고 확실한 투자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매력으로 꼽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일본 영주권자가 아닌 한국의 일반 투자가가 도쿄의 집을 구입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외국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아니냐라는 내용이 많았다.
일본 부동산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 일본 3대 종합 부동산 기업 가운데 하나인 S사의 조민수 주택건물거래사(한국의 공인중개사)를 인터뷰했다. S사에 단 2명 뿐인 한국인 가운데 1명인 조 거래사는 지난 8년 동안 한국인 투자가들의 일본 부동산 거래를 중개해 왔다. 조 거래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가가 주택대출을 받는 비법과 투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기대 수익률을 상세하게 분석해 본다.
2020년 3월 일본이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규제하기 전까지 한국의 현금 부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부동산 투자가 상당히 활발했다. 신한은행(SBJ) 하나은행과 같이 일본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이 투자상담회를 열고 관련 상품을 내놓을 움직임까지 보였다.
병원장이나 대기업 임원 등의 재력가들은 5억~20억엔 규모의 상가 건물이나 오피스 빌딩을 매입했고, 개인들은 1억~5억엔대 아파트를 샀다.
장기체류 자격이 없 는 외국인 투자가는 일본 은행으로부터 주택대출을 받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조 거래는 일본에 자산관리 법인을 설립하는 비법을 소개했다. 이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일본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하다. 약 한 달이면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주식수와 자본금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법인 설립에 필요한 비용은 30만~50만엔 수준이다.
법인 설립은 2가지 측면에서 필승카드다. 먼저 일본 장기체류
자격이 없는 해외 투자가에게는 까다롭기 그지 없는 일본 은행들의 대출 심사 문턱을 낮출 수 있다.
둘째는 절세 효과다. 일본도 부동산 매각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개인은 거주연수가 5년 이하면 차익의 40%, 5년 초과면 20%를 내야 한다. 법인을 통해 구입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법인세만 내면 된다.
부동산 물건에 따라 법인세는 제각각이지만 일본 부동산 세제에서 이 부분은 일종의 구멍으로 알려져 있다. 조건을 잘 활용하면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주택대출 금리는 구입 목적이 '거주'냐 '투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거주 목적이면 집값의 10%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 나머지 90%를 대출해 준다. 일본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한국보다 훨씬 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조민수 거래사가 성사시킨 거래 가운데는 대출금리가 연 0.2%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일본이 2016년 이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다보니 나오는 기현상이다.
투자 목적의 경우 집값의 20~30%는 부담해야 대출 승인이 난다. 금리도 연 1.5~2.0%로 거주 목적보다 높다. 그래도 25~30년 만기의 대출금리가 연 1.5~2.0%라는 건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면 얼마를 벌 수 있을까.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도쿄 도심 5구(지요다 주오 미나토 신주쿠 시부야구)의 1억엔대(약 10억원대) 타워맨션(일본의 고층 아파트)를 기준으로 수익률 분석을 의뢰했다. 도쿄 도심 5구도 지역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서울의 강남 3구에 비유할 수 있는 지요다구 미나토구 주오구 등 3개구는 연 수익률이 3%대다.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에 해당하는 시부야와 신주쿠는 연 4%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서 장기수선충담금과 부동산 관리회사 비용 등 초기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률을 0.5%포인트 빼주는게 정확하다. 도심 3구는 연 2.5%대, 시부야 신주쿠는 연 3.5%대라는 의미다. 1억엔짜리 고층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자기 돈이 2000만~3000만엔, 한국 돈으로 2억~3억원이 필요하다. 연 2.5~3.5%대의 수익률을 내겠다고 2억~3억원을 해외 부동산에 넣는 게 합리적이냐 물음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도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는 투자가는 3단계의 마법을 거쳐 2.5~3.5%대인 연 수익률을 7~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첫번째 마법은 한일간 대출금리차다. 외국인 투자가라도 일본 은행권 주택대출 금리는 연 1.5~2.0%다. 연 5%를 넘는 한국의 주택대출 금리와 비교할 때 3~4%포인트 차다. 한국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 3~4%의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한국 등 세계 중앙은행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주택대출을 받은 주택매입자들이 밤잠을 못이루고 있다. 일본은 유일하게 금리상승 우려에서 벗어나 있는 나라다. 주요국들이 다들 금리를 올린다니 일본 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이 올해 금리인상이나 유동성 공급 축소 등 출구전략을 논의할 것"이라는 설이 팽배했다. 이 때문에 일본 국채 10년 만기 장기금리가 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에서 “금융완화 정책을 좀 더 오랜 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축소나 출구 전략을 논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 부동산 투자가들이 한일 금리차를 이용해 연 2.5~3.5%인 수익률을 6~8%로 올리는 마법이 지속가능하다고 믿는 이유다.
두번째 마법은 환차익이다. 외환시장에서 '환율 예상은
신도 못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일본 부동산 투자가들은 매각과 환전 시점을 조정해 2~3%의 환차익을 올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환율이 100엔 당 1000원일 때 샀다면 1020~1030원으로 올랐을 때 팔거나 환전한다는 것이다.
현재 환율은 100엔 당 1040원 수준이지만 약 5개월 전인 9월17일 1080원이었다. 5개월 동안 시점을 잘 선택하면 3% 정도의 차익은 쉽게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1년 동안 원화 대비 엔화 환율도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했다.
환율이 100엔당 936원이었던 2018년 1월 일본 부동산을 매입한 투자가들은 환차익으로만 11%를 올리고 있다. 연 2.5~3.5%였던 수익률이 한일 금리차를 통해 6~8%, 다시 환차익 마법을 활용해 8~11% 까지 올랐다.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만 묶어서 수익률을 뻥튀기한 것'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이론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일본의 금융회사들은 이 같은 시나리오를 토대로 기대 수익률이 8~10%인 상장 리츠(REITs)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또 한번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마법이 있다. 바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지난해 도쿄 도심 아파트 평균 가격과 평당 가격 모두 1990년 버블(거품)경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21년말 도쿄 도심 아파트 가격은 평균 8293만엔이었다. 2018년 도쿄 도심 아파트를 7142만엔에 매입한 투자가는 11%의 환차익에 더해 1151만엔(약 1억2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추가로 올린 셈이다.
최종 수익률을 계산하려면 초기 비용을 빼야 한다. 아파트 가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본의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대략 거래가격의 '3%+6만엔'으로 정해져 있다. 1억엔짜리 아파트를 사면 306만엔의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든다.
취득세는 30만~50만엔이다. 일반적으로 집값의 7%를 초기 비용으로 계산한다. 초기 비용이 연 수익률을 3% 가량 낮추는 것으로 분석한다. 금리차 레버리지와 환차익을 통해 8~10%까지 오른 수익률이 연 5~7%가 되는 셈이다.
일본 부동산 투자기간은 대략 66개월, 약 5년 반이다. 거주기간이 5년을 넘어가면 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이 절반으로 줄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5년간 연 5~7%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게 적절한 시나리오라고 일본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끝으로 실제 거래사례를 통해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는지를 분석해 봤다. 2019년 3월 미나토구 롯본기에 있는 67.34㎡(20.37평·전용면적) 크기의 타워맨션을 1억4800만엔(3.3㎡ 당 726만엔)에 매입한 실제 사례다.
이 집의 월세는 47만엔으로 연 수익률은 3.81%였다. 집값의 30%가 자기자본이었고 나머지 70%를 연 1.75%의 금리로 대출받았다. 당시 환율은 1000엔49전이었다. 전체 매입비용은 초기비용 7%를 합쳐서 1억5840만엔이었다. 자기자본(30%)은 4750만엔, 당시 환율로 4억7500만원이 들었다. 이 집의 현재 시세는 1억8300만엔이다. 2019년부터 5년을 보유했을 경우(현 시점의 시세와 환율을 적용) 집을 팔아 은행 대출금을 상환하고 남은 최종 수익은 8680만엔이다. 환율이 35원 가량 오른 덕분에 원화 환산시 수익은 8억8870만원이다. 절세전략에 따라 천차만별인 법인세는 반영하지 않았다. 4억7500만원을 투자해 5년 만에 투자금이 8억8870만원으로 2배 가량 불었다. 임대수익은 1480만엔이었는데 집값이 3500만엔 오르면서 수익이 크게 늘었다. 도쿄의 아파트 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분석해 본다. 수익률 분석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일본 부동산 시장은 일부 주식이나 암호자산과 같이 10배, 100배의 대박을 노리기는 어려운 시장이지만 괜찮은 투자대상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선진국 답게 시장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외국인도 안정적이고 확실한 투자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매력으로 꼽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