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파괴적인 핵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가 핵 무기를 확보하려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라브로프 장관은 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의 핵 기술과 핵 무기 운반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핵 무기를 획득할 경우 러시아가 진정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는 뜻이다. 다만 그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서방 세계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앞서 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 27일 러시아 핵무기 운용 부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최대 핵 무기 보유국으로 핵 탄두 6255개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핵 탄두 수는 5550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핵 무기에 대한 도발적 언사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핵 무기 언급은) 계산 착오의 위험을 더한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3일부터 8일까지 벨기에 폴란드 몰도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을 방문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심화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과 유럽 동부 최전선 국가들을 찾는 것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