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전기자동차 공동개발 프로젝트에 일본 대표기업 100여 곳을 포함해 세계 2200여 개 기업이 참여한다. 도요타자동차와 혼다 등 자동차 대기업 계열사도 다수 합류해 자동차산업의 구조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세계 전자기업과 자동차 부품회사 등 2200여 곳이 폭스콘의 전기차 공동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해 4월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참여 기업이 70% 늘었다. 일본 기업도 100여 곳으로 출범 당시보다 5배 증가했다. 일본 대표 전자회사 도시바와 세계 최대 모터 회사 일본전산을 비롯해 아사히카세이, 쇼와전공 등이 동참한다.

폭스콘은 2020년 10월 전기차 공동개발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세계 각지의 관련 기업이 공동으로 전기차의 차체와 통신기반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생산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다. 애플 소니그룹 등 새로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은 자체 생산시설이 없어도 폭스콘에 생산을 맡겨 자사 브랜드의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다. 영국 조사회사 LCM오토모티브는 2030년 전기차 판매대수가 3300만 대로 지난해보다 7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프로젝트 참가 기업들은 폭스콘이 생산하는 전기차의 부품과 시스템에 자사 제품을 채택해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 전기차 설계 정보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폭스콘의 프로젝트에는 도요타 계열사인 덴소와 J텍트, 도요타통상, 혼다 계열사인 FCC 등 일본 완성차 업체 계열사들도 참가한다.

자동차 대기업의 부품 회사들이 잠재적인 경쟁사의 공급망에 참여하는 것은 자동차산업 구조가 변하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자동차산업이 완성차 업체를 정점으로 부품회사가 피라미드식으로 늘어서는 수직 계열화에서 주요 기업이 핵심 부품을 나눠서 만드는 수평분업 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