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2월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정부의 부양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봉쇄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3월 이후 경제 상황은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1~2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발표했다. 산업생산은 연 매출 2000만위안(약 39억원) 이상의 제조업·광업·유틸리티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의 합계로 산업현장의 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통 월 단위로 발표하지만 춘제(설) 연휴가 있는 매년 1~2월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공개된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9월 전국적인 전력난 탓에 3.1%까지 떨어졌다가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같은 해 12월엔 4.3%를 기록했다. 올 1~2월 시장 예상치는 3.9%였지만 실제 발표된 수치는 전달이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일부 산업군에 활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1~2월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작년 10월 4.9%, 11월 3.9%, 12월 1.7%로 떨어지는 추세였는데 올 들어 강하게 반등했다. 시장 예상치는 3%였다. 기업의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고정자산투자도 크게 늘어났다. 1~2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2%로 작년 12월 4.9%를 웃돌았다. 시장 예상치는 4.9%였다.

1~2월 경제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발생한 충격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정부의 강도 높은 통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이를 감안할 때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날 중국의 1분기 성장률 전망치(전 분기 대비)를 기존 0.6%에서 0%로 하향 조정했다. 연간 성장률 예상치도 5.3%에서 5.1%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정부는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를 전면 봉쇄하면서 경기 회복보다는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중점을 두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