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뎅기열 바이러스를 옮기는 외래종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 모기를 풀어놓으려 하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DNA에 '킬 스위치'가 심어진 200만 마리의 수컷 모기를 풀어놓고, 이들이 외래종 암컷 모기와 교접해 낳은 모기 유충이 성체가 되기 전에 스스로 죽게 하는 방식이다.

뎅기열 모기는 약 10년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발견된 뒤 지금은 캘리포니아주 20개 카운티로 퍼졌다.

유전자 조작 모기 실험을 지지하는 이들은 서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외래종 모기가 뎅기열이나 이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 황열병 등을 전염시킬 위험이 높다고 주장한다.

원산지 모기가 보통 저녁 무렵에 활동하는 것과 달리 흑백 줄무늬가 있는 외래종 모기는 낮에 공격적으로 활동하며 특히 사람의 피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서 뎅기열 모기 잡는 '유전자 조작 모기' 푼다
영국 생명공학 회사인 옥시테크가 개발한 유전자 조작 뎅기열 모기는 전량 수컷 모기로 사람을 물거나 전염병을 퍼뜨리지 않으며, 오직 자신과 같은 종의 외래 암모기와 짝을 짓는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환경청(EPA)은 캘리포니아 북부 툴라레 카운티에서 이들 모기를 풀어놓는 예비실험을 승인했으며, 옥시테크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옥시테크는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실시한 예비실험에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그레이 프랜드슨은 "모기로 인해 점증하는 미국 내 보건 위협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옥시테크는 브라질에서도 실험을 진행했으며, 상파울루주는 옥시테크가 개발한 유전자 조작 모기를 구매하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그러나 유전자 조작 모기 활용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살충제 피해 구제를 위한 캘리포니아인들'의 엔젤 가르시아는 현지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험실 쥐와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진정으로 공중보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면 우리를 협의 테이블에 초대해야 한다"며 "현재 추진되는 것은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독립적 검토나 공중의 참여도 배제된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