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ed는 적, 친구 아니다"…골드만 "일드커브 곧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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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 시각) 개장 전 발표된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18만7000건으로 발표됐습니다. 전주보다 2만8000건 줄어 1969년 9월 이후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예상이 21만건이었는데 훨씬 낮았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지나간 미국 경제가 끓기 시작했다는 걸 보여준 겁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며칠 전 밝힌 것처럼 말이죠.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금리 인상과 같은 역풍을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S&P글로벌(IHS마킷 인수)이 발표한 미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8.5로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또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58.9로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이 둘을 더한 합성 PMI는 58.5로 8개월 만의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련된 지정학적 우려와 높은 물가, Fed 긴축 우려가 있지만 이는 팬데믹 영향이 옅어지면서 다소 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2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보다 2.2% 감소해 예상(-1.0%)보다 나빴지만, 이는 항공기 주문 감소 영향이 컸습니다. 기업들의 투자 계획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근원 주문은 0.3%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에도 2월에 내구재 주문이 감소했었고 지난 4년간 매년 그랬다. 이는 계절조정에 따른 문제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3~0.5%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4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실업급여 청구 건수 등으로부터 '미국 경제의 강력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덕분일 겁니다. 그리고 오전 11시께 상승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악시오스의 버락 래비드 기자가 우크라이나 젤린스키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안드리 예드막과 대화했는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표명했다고 밝힌 직후입니다.
또 유럽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추가 제재를 내놓았지만, 에너지 관련 제재는 없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에 국제 유가가 전날보다 2~3% 하락한 덕분입니다. 장 막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주가는 크게 상승했고 다우는 1.02%, S&P500 1.43% 올랐습니다. 그리고 나스닥은 1.93%나 뛰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올해 Fed의 긴축은 어느 정도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 미국 경제는 강력하고,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최소 올해는 침체가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경제 지표는 경기 둔화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다만 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Fed가 더 공격적으로 긴축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니까요. ING는 "실업급여 청구가 지난주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내구재 주문은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지만 활동 수준은 매우 견실하며 강력한 설비 투자 지출을 나타낸다. 이는 Fed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 스피커들은 이날도 맘 놓고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대표 비둘기'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6개월 동안 나의 시각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점도표에 올해 일곱 번 금리 인상을 적어넣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비둘기 쌍두마차인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25bp 인상이 편안하지만, 아마도 50bp가 상황을 도울 수 있다. 나는 열려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 : 정책의 역할과 주택 구매를 감당하는 능력에 대한 함의'(The Red Hot Housing Market: the Role of Policy and Implications for Housing Affordability)라는 연설을 통해 "워싱턴에 집을 사려고 알아봤는데, 시장이 미쳤다. 너무 뜨겁다"라며 집을 살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연봉은 20만3700달러입니다. 이날 부동산중개앱인 레드핀은 3월 20일 기준 미국의 주택 거래가 중앙값이 1년 전보다 17%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Fed는 팬데믹 이후 매달 수백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매입해 모기지 금리를 낮춰왔고 부동산 열풍을 부추겼습니다. 월러 이사는 "올해 말께 모기지 증권(MBS)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보다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물가 압력과 매파적인 Fed 긴축 전환"을 이유로 미국 국채 금리 전망치를 대폭 높였습니다. 올해 말 2.25%로 봤던 10년물 금리는 2.7%로 끌어올렸습니다(전쟁이 끝나면 더 높아질 위험이 있고, 반대로 지속되면 더 낮아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임). 특히 2년물 금리는 올해 말 2.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년/10년물 수익률 곡선이 2분기부터 역전이 될 것이란 뜻입니다. 내년 말 예측치도 10년물 2.8%, 2년물은 3.15%로 전망했습니다. 곡선 역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입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 곡선이 완만하게 역전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게 반드시 경기 침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명목금리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환경에서 더 쉽게 반전되는 경향이 있으며, 그래서 지금은 침체 신호로 덜 확실하다는 겁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이제 Fed가 오는 5월과 6월 회의에서 50bp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이후 올해 남은 회의 때마다 25bp 금리 인상이 예상한다. 내년에도 세 번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다. 양적 긴축(QT)은 5월에 시작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BNP파리바도 "Fed는 5월, 6월에 50bp 등 올해 225bp 인상할 것"이라고 똑같이 예상했습니다. 기존 150bp 인상 전망을 바꾼 것이죠. 파월 의장이 지난 월요일(21일) 50bp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뒤 골드만삭스가 먼저 이렇게 예상을 바꿨고, 줄줄이 뒤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강력한 긴축을 예고하면서도 1969년, 1984년, 1994년 침체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 1994년 등 세 번의 사례 때보다 훨씬 높으며, 노동시장도 역사적으로 빡빡하다"라면서 "연착륙이 가능하길 희망하지만, 믿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도 어지럽기만 합니다. 러시아가 오히려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소식들이 나오면서 푸틴 대통령이 생화학 무기나 전략핵을 쓸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은 이날 "전쟁은 잠재적 영토 분할(러시아가 주장하는 크림반도 러시아 영토 인정 및 돈바스 지역 독립)을 감안하면 몇 주가 아니라 몇 개월 그 이상으로 지연될 수 있다. 푸틴에 대한 러시아 군의 지원은 단기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사실 금방 전쟁이 휴전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휴전이 된다 해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철회되는 게 아니며, 높은 수준의 유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투자전략 헤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계속되는 전쟁은 인플레이션에 또 다른 압력을 가하고 있다. 갈등이 고조되거나 지속되는 한 새로운 지정학적 충격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갈등이 곧 끝난다 해도 그것이 원자재 수요와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례 주주 서한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경험한 세계화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분리되면 기업과 각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에너지 시장도 멕시코와 브라질, 동남아 등 주변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말대로 러시아를 세계 경제에서 빼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월가 관계자는 "높은 원자재 가격,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계는 세계화 확대 속에 풍요와 저물가를 누려왔지요. 물가와 금리 불안감 속에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이날 10년물 금리가 전날 2.295%에서 2.375%로 7.9bp 상승했습니다. 반면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6bp 올라 2.135%에 거래됐습니다.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 평론가는 "S&P500 지수의 2월 고점인 4600은 여전히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트레이더는 지수가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보며 이번 반등에 대한 믿음과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1월 저점까지 3% 미만의 후퇴가 발생하는 것은 여전히 견딜만하며 더 강력한 바닥을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헤지펀드인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는 지난 9일 CNBC 인터뷰에서 "주식 시장은 단기 바닥에 도달했을 수 있다. 3~5% 오를 수 있겠지만 이후 박살이 날 것이다. 큰 그림으로는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그는 이날 또 인터뷰에 나서서 "지난번 핀테크 주식 등을 일부 샀다. 그리고 다시 공매도 포지션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실제 우리는 매수 포지션만큼이나 공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다. 베어마켓 랠리가 발생하면 매도(sell-offs)가 따를 것이다. 또 베어마켓 랠리가 생기고 매도가 나타날 것이다. 이번 일이 해결되기까지 1, 2년은 이럴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건 정말 오랜만에 처음으로 Fed가 친구가 아니라 적이기 때문이다. (너무 오래 친구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Fed와 싸우지 말라'라는 격언을 잊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진 바닥이 나타나기 전 20~30% 내릴 것으로 봅니다. 그는 "이전에 약 30% 하락했던 10여개 약세장을 분석해보면 통상 폭락한 뒤 하락 폭의 70%를 되찾는다(베어마켓 랠리). 그런 다음 그 랠리 중의 20%는 되찾은 걸 다시 몽땅 토해낸다. 그게 기본적인 기술적 분석이다. 내가 보고 있는 펀더멘털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사실 더 악화했다. 더 높은 유가, 더 높은 원자재 가격을 보고 있고 추정치를 낮추고 있다. 오늘 아침에 누군가(모건스탠리) 높은 유류비를 이유로 아마존의 EBIT(이자 및 세금 차감 전 이익)을 15% 깎는 것을 봤다. 그런 걸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Fed는 이제 막 긴축을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댄 나일스는 공매도로 유명한 헤지펀드 투자자입니다. 일부에선 그가 방송에 나와 공포를 조장하고, 그래서 주가가 내리면 이익을 챙긴다고 비판합니다. 과연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우려를 과장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지금 상황은 걱정할 만한 것일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Fed 스피커들은 이날도 맘 놓고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대표 비둘기'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6개월 동안 나의 시각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점도표에 올해 일곱 번 금리 인상을 적어넣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비둘기 쌍두마차인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25bp 인상이 편안하지만, 아마도 50bp가 상황을 도울 수 있다. 나는 열려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 : 정책의 역할과 주택 구매를 감당하는 능력에 대한 함의'(The Red Hot Housing Market: the Role of Policy and Implications for Housing Affordability)라는 연설을 통해 "워싱턴에 집을 사려고 알아봤는데, 시장이 미쳤다. 너무 뜨겁다"라며 집을 살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연봉은 20만3700달러입니다. 이날 부동산중개앱인 레드핀은 3월 20일 기준 미국의 주택 거래가 중앙값이 1년 전보다 17%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Fed는 팬데믹 이후 매달 수백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매입해 모기지 금리를 낮춰왔고 부동산 열풍을 부추겼습니다. 월러 이사는 "올해 말께 모기지 증권(MBS)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보다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물가 압력과 매파적인 Fed 긴축 전환"을 이유로 미국 국채 금리 전망치를 대폭 높였습니다. 올해 말 2.25%로 봤던 10년물 금리는 2.7%로 끌어올렸습니다(전쟁이 끝나면 더 높아질 위험이 있고, 반대로 지속되면 더 낮아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임). 특히 2년물 금리는 올해 말 2.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년/10년물 수익률 곡선이 2분기부터 역전이 될 것이란 뜻입니다. 내년 말 예측치도 10년물 2.8%, 2년물은 3.15%로 전망했습니다. 곡선 역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입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 곡선이 완만하게 역전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게 반드시 경기 침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명목금리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환경에서 더 쉽게 반전되는 경향이 있으며, 그래서 지금은 침체 신호로 덜 확실하다는 겁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이제 Fed가 오는 5월과 6월 회의에서 50bp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이후 올해 남은 회의 때마다 25bp 금리 인상이 예상한다. 내년에도 세 번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다. 양적 긴축(QT)은 5월에 시작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BNP파리바도 "Fed는 5월, 6월에 50bp 등 올해 225bp 인상할 것"이라고 똑같이 예상했습니다. 기존 150bp 인상 전망을 바꾼 것이죠. 파월 의장이 지난 월요일(21일) 50bp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뒤 골드만삭스가 먼저 이렇게 예상을 바꿨고, 줄줄이 뒤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강력한 긴축을 예고하면서도 1969년, 1984년, 1994년 침체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 1994년 등 세 번의 사례 때보다 훨씬 높으며, 노동시장도 역사적으로 빡빡하다"라면서 "연착륙이 가능하길 희망하지만, 믿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도 어지럽기만 합니다. 러시아가 오히려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소식들이 나오면서 푸틴 대통령이 생화학 무기나 전략핵을 쓸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은 이날 "전쟁은 잠재적 영토 분할(러시아가 주장하는 크림반도 러시아 영토 인정 및 돈바스 지역 독립)을 감안하면 몇 주가 아니라 몇 개월 그 이상으로 지연될 수 있다. 푸틴에 대한 러시아 군의 지원은 단기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사실 금방 전쟁이 휴전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휴전이 된다 해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철회되는 게 아니며, 높은 수준의 유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투자전략 헤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계속되는 전쟁은 인플레이션에 또 다른 압력을 가하고 있다. 갈등이 고조되거나 지속되는 한 새로운 지정학적 충격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갈등이 곧 끝난다 해도 그것이 원자재 수요와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례 주주 서한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경험한 세계화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분리되면 기업과 각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에너지 시장도 멕시코와 브라질, 동남아 등 주변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말대로 러시아를 세계 경제에서 빼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월가 관계자는 "높은 원자재 가격,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계는 세계화 확대 속에 풍요와 저물가를 누려왔지요. 물가와 금리 불안감 속에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이날 10년물 금리가 전날 2.295%에서 2.375%로 7.9bp 상승했습니다. 반면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6bp 올라 2.135%에 거래됐습니다.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 평론가는 "S&P500 지수의 2월 고점인 4600은 여전히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트레이더는 지수가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보며 이번 반등에 대한 믿음과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1월 저점까지 3% 미만의 후퇴가 발생하는 것은 여전히 견딜만하며 더 강력한 바닥을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헤지펀드인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는 지난 9일 CNBC 인터뷰에서 "주식 시장은 단기 바닥에 도달했을 수 있다. 3~5% 오를 수 있겠지만 이후 박살이 날 것이다. 큰 그림으로는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그는 이날 또 인터뷰에 나서서 "지난번 핀테크 주식 등을 일부 샀다. 그리고 다시 공매도 포지션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실제 우리는 매수 포지션만큼이나 공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다. 베어마켓 랠리가 발생하면 매도(sell-offs)가 따를 것이다. 또 베어마켓 랠리가 생기고 매도가 나타날 것이다. 이번 일이 해결되기까지 1, 2년은 이럴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건 정말 오랜만에 처음으로 Fed가 친구가 아니라 적이기 때문이다. (너무 오래 친구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Fed와 싸우지 말라'라는 격언을 잊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진 바닥이 나타나기 전 20~30% 내릴 것으로 봅니다. 그는 "이전에 약 30% 하락했던 10여개 약세장을 분석해보면 통상 폭락한 뒤 하락 폭의 70%를 되찾는다(베어마켓 랠리). 그런 다음 그 랠리 중의 20%는 되찾은 걸 다시 몽땅 토해낸다. 그게 기본적인 기술적 분석이다. 내가 보고 있는 펀더멘털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사실 더 악화했다. 더 높은 유가, 더 높은 원자재 가격을 보고 있고 추정치를 낮추고 있다. 오늘 아침에 누군가(모건스탠리) 높은 유류비를 이유로 아마존의 EBIT(이자 및 세금 차감 전 이익)을 15% 깎는 것을 봤다. 그런 걸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Fed는 이제 막 긴축을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댄 나일스는 공매도로 유명한 헤지펀드 투자자입니다. 일부에선 그가 방송에 나와 공포를 조장하고, 그래서 주가가 내리면 이익을 챙긴다고 비판합니다. 과연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우려를 과장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지금 상황은 걱정할 만한 것일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