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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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동안 세계의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억만장자는 30시간에 한 명꼴로 탄생한 반면 33시간마다 100만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CNN방송은 22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맞춰 발표한 ‘고통으로 얻는 이익’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옥스팜은 2014년부터 매년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억만장자는 30시간마다 한 명꼴로 새로 탄생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573명에 불과했던 억만장자는 현재 2668명으로 늘었다. 자산 규모는 13조7000억달러(약 17370조2300억원)로 2년 전보다 3조7800억달러가 증가했다.

옥스팜은 또 코로나19 첫 24개월 동안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지난 23년간 증가분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들의 총자산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4.4% 수준에서 13.9%로 4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에너지, 식품, 제약 등 독점적인 지위 획득이 쉬운 기업이 기록적인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에너지 분야 억만장자의 자산은 이 기간 4530억달러가 증가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쉘 등 5대 에너지 회사는 초당 26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새로운 억만장자가 식품 분야에서는 62명, 제약 분야에서는 40명 탄생했다. 세계 10대 부자가 소유한 자산이 약 31억명인 하위 40%가 소유한 자산보다 많다.


다만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극빈층으로 전락한 인구가 늘었다. 같은 기간 최대 2억6300만명이 극빈층이 됐다. 33시간마다 100만명이 극빈층으로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고용 불안정성이 커진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서만 400만 명의 여성이 일자리를 잃었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19 백신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낸 제약사들이 백신 통제권을 독점하면서 저소득 국가 인구의 87%가 백신 접종을 마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가브리엘라 부커 옥스팜인터내셔널 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한 식량·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억만장자들에게는 '대박'과도 같았다"며 "반면 지난 수십 년간 빈곤 완화에서 이뤄온 진전은 역행하게 됐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이 단순히 생존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고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