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평년보다 사흘 이른 몬순(우기)이 찾아와 식량난과 전력난이 완화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기상청은 몬순이 남부 케랄라주에서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우기는 평년보다 사흘 일찍 찾아왔다. 인도 농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케랄라주는 매년 6월 1일이 지나 몬순에 접어든다.

인도 기상청은 몬순이 이상 고온 현상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관측했다. 인도는 지난 3월부터 122년 만의 더위에 시달렸다. 인도의 3월 평균 최고 기온은 33.1도로, 1901년 기상 관측 이후 1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달 들어서도 50도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

때 이른 무더위에 냉방용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했다. 인도 전력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전력 수요는 181GW로 2012~2021년 최고치(169GW)를 뛰어넘었다. 이날 인도 정부는 28개 주 가운데 16개 주의 7억 명 이상이 하루 2~10시간가량 정전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불볕더위에 농작물도 메말랐다. 인도 농업부는 올해 이상 고온 현상으로 6년 만에 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밀 수확량이 반토막 났다. 공급난이 심화하자 13일 인도 정부는 밀 수출 금지령을 선포했다. 25일에는 설탕 수출도 통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도 경제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약 14억 명의 국민 중 60%가 농업에 종사하며 인도 경제의 18%를 떠받친다. 오는 9월까지 이어지는 몬순이 폭염을 누그러뜨려 식량난과 전력난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적절한 시기에 내린 소나기로 대두 쌀 등 우기에 파종되는 농작물의 작황이 좋을 것”이라며 “저수지 수위도 높아져 10~11월 가을에 파종할 농작물 작황 전망도 밝다”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