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1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이던 4월 CPI 상승률 7.4%를 뛰어넘은 수치로 1997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치솟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39.2%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 주류 담배는 7.5%, 비에너지 공산품은 4.2%, 서비스는 3.5% 상승했을 것으로 예측돼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 관리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근원 CPI도 상승하는 추세여서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월 유로존 근원 CPI 상승률 추정치는 3.8%로 3월(2.9%)과 4월(3.5%)보다 높았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7월부터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면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ECB의 견해가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3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연합(EU)이 8년간 계속된 ‘마이너스 금리’에서 올 3분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7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만, 일부 경제학자는 이런 금리 인상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충분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