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납치 등 관련 강력 범죄도 증가
유로폴 "유럽, 마약 밀거래 핵심 지역 됐다"
유럽이 코카인을 비롯한 마약 거래의 중심지로 떠올랐다고 DPA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작년 한 해 최소 240t의 코카인을 압수했는데, 이는 2020년 압수된 214t에 비해 10% 이상 많은 26t이나 늘어난 수치다.

마약 거래 추이는 압수되는 마약의 양으로 측정한다.

코카인은 유럽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마약이다.

유로폴과 유럽 마약·마약중독감시센터(EMCDDA)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최소 수백만 명이 약 105억 유로(약 14조290억 원) 상당의 코카인을 사들였다.

얀 오프 겐 오오르트 유로폴 대변인은 "점점 더 많은 양의 코카인이 남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콜롬비아에서만 1년에 2천t의 마약이 생산돼 그중 60%가 유럽으로 유입된다고 밝혔다.

오오르트 대변인은 이어 벨기에와 네덜란드, 스페인 항구가 마약 밀거래의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벨기에는 2020년 안트베르펜 항구에서 총 70t의 마약이 적발되는 등 마약 거래의 핵심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폴 "유럽, 마약 밀거래 핵심 지역 됐다"
유럽이 마약 거래의 '허브'로 떠오른 건 남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마약 생산량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독자적인 마약 가공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코카인의 원재료인 코카잎을 가공해 더 다양한 방식으로 흡입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인데, 이렇게 가공되면 더 자극적이지만 건강에는 더 치명적이다.

주로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 중남미 국가에서 이뤄지던 이 가공 작업은 최근 유럽으로 넘어갔다.

관련 범죄도 늘었다.

벨기에,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 마약 공급자 간 경쟁이 과열돼 폭력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앞서 EMCDDA는 코카인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유럽 내 살인, 납치와 같은 범죄와 언론인, 법조인, 정부 관계자를 겨냥한 폭력이 함께 증가했다고 5월 전했다.

오오르트 유로폴 대변인은 유로폴에 보고된 국제 범죄 조직의 40% 가량이 마약 밀매에도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마약왕' 리두안 타기가 이끄는 악명 높은 범죄 조직 '죽음의 천사'는 지난해 관련 비리를 파헤쳐온 범죄 전문 기자 페터르 R. 더프리스를 살해한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유로폴은 2019년 유럽 전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 조직 단속 활동을 펼쳐 20여 명을 체포하는 등 단속을 확대했지만, 남아메리카에서 건너오는 마약은 여전히 감시망을 빠져나온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