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제미니, '비트코인 선물' 당국 오도한 혐의로 피소
가상화폐 업계는 '겨울'…미국 코인거래소들 고용 동결·축소
가상화폐 가격 급락으로 업황이 나빠지면서 미국 코인거래소들이 고용 규모를 동결하거나 줄이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호황기가 끝나고 겨울이 왔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당분간 고용 규모를 동결하고, 다수의 인력 채용 계획도 백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당초 올해 중 인력을 3배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지난달 신규 채용 속도를 늦추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코인베이스의 상근직원은 4천948명으로, 이 가운데 1천700명가량이 최근 1년 사이 채용됐다.

이에 따라 1분기 코인베이스의 운영비용은 전분기보다 9% 늘어난 17억달러(약 2조1천억원)에 이르렀다.

코인베이스 측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최근의 시장 환경과 함께 사업 우선순위 선정 등을 꼽았다.

전체 가상화폐 시장가치의 45% 정도를 차지하는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점인 6만9천달러(약 8천555만원)에 근접했지만, 이후 급락해 최근 한때 2만6천달러 선을 내줬다가 현재는 3만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풀었던 막대한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달에는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가격 폭락의 여파로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기도 했다.

대부분의 매출이 중개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코인베이스는 거래 실적 감소로 올해 1분기 매출이 27% 감소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주목을 받았던 코인거래소 주가는 지난달 신저가를 기록했으며, 코인베이스 측은 수익성 있는 부문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는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제미니의 직원 규모는 약 1천명이므로 100명 정도가 해고 대상에 오르는 것이다.

제미니의 공동 창업자인 타일러 윙클보스·캐머런 윙클보스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 업계가 '겨울' 같은 위축기에 있다면서, 거시경제 상황과 지정학적 혼란으로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 CNBC 방송은 최근의 가상화폐 가격 폭락으로 '겨울'이 찾아올지는 불분명하지만, 거래량 하락은 위축기로 가는 신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직전의 불경기인 2018년∼2020년 가을에도 코인 가격 하락 속에 직원 해고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중동의 대형 코인 거래소인 레인파이낸셜은 직원 수십 명을 해고했고, 무료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는 지난달 정규직 직원을 9% 감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제미니는 2017년 비트코인 선물 상품 계약과 관련, 가격 조작 취약성에 대해 허위진술을 하거나 오도한 혐의로 규제당국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피소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제미니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CFTC 측은 "시장감독 절차의 온전성을 지키기 위해 당국이 행동에 나서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정부의 가드레일 없이 발달한 시장에 당국이 개입을 늘려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