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6분의1 이상 차지한 중국이 60년 전 중국을 덮친 대기근 이후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더컨버세이션에 실린 기사를 통해 지난 40년간 인구가 6억6000만명에서 14억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국이 올해 첫 감소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통계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인구는 14억126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고작 48만명 느는데 그쳤다. 지난 10년간 연 평균 800만명씩 증가한 것과 비교해 사상 최저의 증가율인 셈이다.

엄격한 코로나 방역 대책이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중국의 출산율 둔화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2.6명으로 사망자를 대신해 필요한 2.1명을 훨씬 웃돌았다. 1994년 이후 1.6에서 1.7 사이로 떨어지고, 2020년에는 1.3, 지난해에는 1.15로 추락했다. 대표적 저출산국인 일본 출산율이 1.3임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은 수십년 동안 강력히 실시했던 한자녀 정책을 2016년부터 포기하고, 지난해에는 세자녀 정책을 발표해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으나 좀처럼 출산율은 오를 기미가 없다.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에도 중국 여성들이 아이 갖기를 꺼리는 이유로 소가족에 익숙해진 경향, 결혼 연령 증가, 생활비 상승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저출산 원인 중 하나는 가임기 여성 부족이다. 한자녀 정책으로 1980년 이후 많은 부부들이 남자아이를 선택했고, 그 결과 여아 100명당 남아 120명의 비율을 기록했다. 어떤 지역에서는 남아가 130명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세계 대부분 여아 100명당 남아 106명의 비율을 보인다.

지난해 중국의 인구는 1000명당 고작 0.34명 늘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기근 이후 처음으로 1000명당 0.49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2029년에 인구가 14억40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봤는데, 그 전환점이 예상보다 10년 앞당겨진 것이다. 또한 중국 인구는 2021년 이후 연평균 1.1% 감소해 2100년엔 지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억8700만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인구 절벽은 중국 경제에 심각한 문제다. 중국 노동인구는 2014년에 정점을 찍었고 2100년에는 3분의1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고령인구(65세 이상)는 2080년쯤 노동인구 수를 추월한다. 이는 현재 노동인구 100명당 노인 20명을 부양하지만 2100년에는 120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노동인구의 감소는 곧 생산성의 하락과 낮은 경제 성장으로 직결된다. 특히 노동집약적 제조업 중심인 중국에 치명적이다.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와 같은 노동력이 풍부한 국가와 경쟁서 밀린다. 이미 중국의 제조업 인건비는 베트남보다 2배 이상 높다.

또한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감당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보건 의료 서비스에 투입해야 한다. 호주 빅토리아 대학 정책연구센터 모델링 예측 결과 중국의 연금 제도에 변화가 없다면 중국의 연금 지출액은 2020년 GDP의 4%에서 2100년 GDP의 20%로 5배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