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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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보호를 신청한 90년 역사의 화장품업체 레브론이 뉴욕증시에서 하루 만에 90% 이상 폭등했다. 인도 대기업 릴라이언스의 인수설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뉴욕증시에서 레브론은 전일 대비 91.28% 상승한 3.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인도 석유 대기업 릴라이언스가 레브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등세를 탔다. 인수설에 대해 레브론과 릴라이언스는 응답하지 않았다.

레브론은 1932년 설립된 화장품 기업이다. 지난 15일 뉴욕 파산법원에 미국 연방파산법 제11조(챕터11)에 의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레브론이 신청한 챕터11은 파산법원의 감독하에 기업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하다. 법원의 허가가 나면 레브론은 ‘DIP(debtor in possession·기존 경영권 유지) 금융’을 통해 5억7500만달러(약 7400억원)를 지원받게 된다. DIP는 법원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의 대주주나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해 계속 경영을 맡기는 제도다. 레브론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이 파산 신청의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레브론은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의 3분의 1을 적시에 채울 수 없다”고 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제품을 배송하는 데는 8~12주가 걸리고 비용은 2019년에 비해 4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설명이다.

경쟁업체들이 부상한 것도 레브론에 위협이 됐다. CNBC방송은 “SNS 스타 카일리 제너의 카일리 코스메틱, 미국 팝스타 리한나의 펜티뷰티 등 최근 뷰티 시장 장악력의 핵심인 SNS를 잘 활용하고 있는 트렌디한 브랜드들과의 경쟁에 직면한 것이 컸다”고 전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