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세계 첫 법정통화 채택 이래 손실액만 765억원
비트코인 반토막에 '물타기' 나선 엘살바도르…20억원 추가매입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중미 국가 엘살바도르가 그동안의 대규모 투자 손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트코인 152만 달러(약 20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엘살바도르는 오늘 비트코인 80개를 1만9천 달러(2천464만원)에 샀다"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이 미래다.

저렴하게 팔아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입 전까지 부켈레 정부는 9차례에 걸쳐 비트코인 2천301개를 사들였다.

매입 총액은 1억560만 달러(1천370억원)로 추정된다.

비트코인 1개당 4만5천893달러(6천만원) 꼴이다.

이날 매입 가격은 과거 평균 매입 단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렴하게' 매입한 것은 사실인 셈이다.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https://nayibtracker.com/)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금까지 투자액의 절반 이상(56%)을 잃었다.

손실액은 5천900만 달러(765억원)에 달한다.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루나의 동반 폭락, 가상화폐 금융기관 셀시어스·바벨 파이낸스의 인출 중단,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스(3AC) 부도 등 끝없는 악재로 가상화폐 가치가 속절없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6월 전 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자국 법정 통화로 채택한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올 6월 중순 비트코인이 2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비트코인 시세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언 하나 하자면, 차트 그만 쳐다보고 인생을 즐기시라. 비트코인 투자금은 안전하다.

하락장이 끝나는 대로 가치가 성장할 것이다.

끈기가 열쇠다"라고 써 '존버'(끝까지 버티기)를 당부했다.

엘살바도르 국고를 책임지는 알레한드로 젤라야 재무장관은 "비트코인을 한 개도 매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실도 없다"며 상황을 애써 낙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기업·정부는 통상 보유자산의 시장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자산 가치를 평가할 때 실현하지 않은 손실도 반영한다고 AP통신은 꼬집었다.

젤라야 장관은 또한 비트코인 투자액이 엘살바도르 전체 자산에서 0.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엘살바도르 국민의 약 20%는 하루 임금이 5.5달러(7천원) 수준에 그치고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AP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