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공매도 투자가 주춤해졌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현재 뉴욕증시가 ‘바닥’ 수준이라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를 비롯한 기술기업들에는 여전히 공매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데이터회사 S3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뉴욕증시의 공매도 잔액이 200억달러(약 26조원) 늘어났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달인 5월 증가액(610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들어 공매도 투자액이 늘어난 5개 달 중 지난 6월의 증가액이 가장 적었다.
<미국 증시의 월별 공매도 투자 증감액>
자료: S3파트너스,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증시의 월별 공매도 투자 증감액> 자료: S3파트너스,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츠의 밥 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고점일 때는 공매도가 늘어나고 저점일 때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뉴욕증시가 상반기에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일고 있다. 다우존스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상반기 중 15% 이상 하락했을 때 하반기에는 평균적으로 24%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증시가 하반기에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시장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공매도 투자자들이 비중 자체를 줄이려 한다는 추측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하락할 경우 이익을 낼 수 있는 풋옵션 가격이 그 반대인 콜옵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 이를 두고 니틴 삭세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주식파생리서치 대표는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았기 때문에 옵션을 통한 헤지 수요가 줄어든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아직 시장에 남은 공매도 투자자들은 기술기업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에 대한 공매도 잔액은 190억달러(약 24조8000억원)로 뉴욕증시 상장사 중에서도 최상위권이었다. 같은 기간 애플과 엔비디아의 공매도 잔액은 각각 12억달러 늘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