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교육 수준이 낮아지고 가난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육 수준이 높고 부유한 영국인들은 자식을 많이 낳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6일(현지시간)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경제학부 연구팀의 연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30만 명 이상의 영국인을 조사한 결과 "자연선택은 더 낮은 수입과 더 낮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연선택은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근간이 되는 개념이다. 주어진 환경 조건에서 유리한 유전인자를 가진 개체의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부유하고 똑똑한 영국인들은 아이를 적게 낳기 때문에 영국인들이 더 가난해지고 교육 수준은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다음 세대들의 교육 성취도가 오늘날에 비해 1~2%포인트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구팀은 학술지 행동유전학(Behavior Genetics)에 "많은 사람들이 높은 교육 성취도, ADHD와 주요 우울장애 등의 낮은 위험을 바랄 것이지만 자연선택은 이러한 특징들과 연관된 유전자들을 밀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팀의 수석 연구원인 데이비드 휴 존스 교수는 "우리 모두가 가난해지고 덜 교육을 받게 될까? 어느 정도 그럴 수 있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더 부유해지고 더 나은 교육을 받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환경이 다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