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미국 정부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피하기 위해 광고사업 부문을 분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 소식통을 인용해 알파벳이 구글의 광고사업 부문을 분리해 별도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미국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알파벳은 법무부가 반독점 위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이 같은 방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이르면 올여름이 지나기 전 알파벳에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었다.

알파벳이 분사를 제안한 사업은 온라인 광고 경매다. 알파벳은 광고주와 온라인 광고 공간을 제공하는 각종 매체가 광고를 사고파는 온라인 광고 경매소를 운영하는 동시에 유튜브 등을 통해 직접 광고 공간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광고주가 유튜브에 광고를 내기 위해 알파벳의 온라인 광고 경매소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알파벳 외 다른 온라인 경매업체를 통해서는 유튜브의 광고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 법무부는 알파벳이 이처럼 직접 광고 공간을 판매하면서 경매소까지 운영하는 것은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구글은 해당 사업을 분리해 광고시장 독과점 논란을 회피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알파벳의 제안에 대한 법무부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단순히 사업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은 공식적으로는 WSJ의 보도를 부인했다. 구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규제당국이 제기하는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협력해왔다”며 “현재로선 광고 관련 사업을 매각하거나 종료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구글은 지난 10년간 수많은 독점 관련 조사를 받았다. 유럽연합(EU) 영국 미국 등이 구글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WSJ는 “구글이 미국의 소송을 피하기 위해 양보를 택한 것은 갈수록 거세지는 법적·규제 압박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진화”라고 평가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