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제적으로 여유롭다고 느끼며 살려면 자산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 미국의 대표 부유한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부채를 뺀 순자산만 170만달러(22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CNBC는 금융서비스 회사 찰스슈왑이 미국의 12개 주요 대도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간 최신 자산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재정적으로 편안하다”고 느끼려면 순자산이 평균 77만4000달러(약 10억원)는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순자산은 자산의 가치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뜻한다.

‘재정적 안정’의 기준은 도시마다 편차가 컸다. 재정적으로 편안한 삶을 누리기 위한 자산 기준이 가장 높은 도시는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은 이 질문에 170만달러라고 답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소득 수준과 인구 밀도가 높아 미국에서 집값이 제일 비싼 도시로도 꼽힌다.

2위는 뉴욕이었다. 뉴욕 시민들은 140만달러(18억원)은 있어야 재정적으로 안정됐다고 봤다. 이어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애고가 포함된 캘리포니아 남부(130만달러), 시애틀(120만달러), 워싱턴 DC(110만달러) 순이었다. 총 5곳의 대도시에서 “자산이 100만달러(13억원)는 넘어야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답한 셈이다. 이어 시카고(95만6000달러), 휴스턴(91만9000달러), 보스턴(89만2000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상당수 미국 시민들은 스스로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CNBC는 “미 중앙은행(Fed)의 가장 최근 수치인 2019년 미국 가계 당 순자산의 중간값은 12만1700달러(약 1억6000만원)였다”고 덧붙였다. 3년 전 수치라는 점을 감안해도 재정적 안정을 보장하는 순자산 평균치인 77만4000달러의 16% 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 기준으로는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 2월 각 도시마다 21~75세 거주민 500~7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