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 단지에 드론 공격" 주장
러시아가 자국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원자력발전 단지에 우크라이나군이 20일(현지시간)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원자로 6기를 갖춰 단일 시설로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해 사실상 군사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일당이 '가미카제 드론' 2대로 원전 단지를 공격했다"며 "원전 시설이 훼손되지 않은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인재(人災)가 발생할 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드론 2대 중 1대는 공중에서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가미카제 드론은 폭탄을 장착한 채 목표물을 추적, 자폭하는 방식으로 공격하는 무기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러시아 점령군 측 자포리자 현지 당국자도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의 가미카제 드론 3대가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습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주장을 직접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도 로이터통신의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중남부 중심도시 자포리자를 상당 부분 차지한 상태다.

특히 자포리자 원전 단지에 군 병력과 대형 무기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요새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자로를 방패로 내세워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을 주저하도록 만드는 전략으로 읽힌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원자로 3기의 기계실에 대한 접근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 점령 중에서도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의 이런 행동은 우크라이나군의 '선물'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선물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일컫는 표현으로 보인다.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