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값 오르자 위기감 느낀 독일…대통령궁 조명도 껐다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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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또 올랐다. 지난 주말 사이 러시아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라트비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공급 우려가 커진 여파다.
지난 1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TTF 선물(9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5.17% 상승한 메가와트시(MWh)당 200.79유로에 마감했다. 1년 전에 비해 약 5배 높은 수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스프롬은 지난달 30일 이웃국가인 라트비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라트비아가 러시아의 요청을 따르지 않고 루블(러시아 통화) 대신 유로화로 가스 대금을 결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가스프롬은 "라트비아가 구매 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라트비아까지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자 유럽 지역에는 에너지 대란 위기감이 확산했다. 유럽 가스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배경이다.
가스는 냉난방과 전력 생산을 위해 사용된다. 특히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큰 독일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당장 겨울철이 다가오기 전까지 대체 에너지원을 구하거나 에너지 절약에 나서야 한다. 블룸버그는 1일 "독일이 겨울철 가스 대란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이 3개월 남짓 남았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대통령 관저인 벨뷰 궁전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야간에 조명을 끄기로 결정했다. 독일 중부 도시 하노버는 수영장과 체육관의 온수를 잠구기로 했다. 독일 에너지 대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