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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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규모 연기금이 전기차 종목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대신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 주목 받았던 온라인서비스 업체 종목들을 매도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21일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은 지난 2분기 미국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의 주식 3만4622주를 매입했다. 지난 1분기 대비 이 회사 주식 보유량을 12% 늘렸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리오토 주식도 15만2127주 매입했다. 캘퍼스가 보유 중인 리오토 주식 규모는 95만8705주로 전분기 대비 19% 늘었다. 리오토는 지난달 전기차 1만대 이상을 출하하며 약 2만8000대를 인도한 테슬라와 경쟁 중이다.

캘퍼스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굴리는 공적연금이다. 지난 18일 기준 자산 규모가 4648억3000만달러(약 623조원)에 달한다. 지난 4월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지만 이사회 의장직 교체안에 찬성표를 던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압박했을 정도로 미국 투자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캘퍼스가 전기차 업종에 투자를 무조건 늘린 건 아니다. 이 연금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규모는 167만434주에서 161만9109주로 3%(5만1325주) 줄었다. 기존 전기차 강자가 아니라 미국·중국 시장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발주자 쪽으로 자산을 안배하고 있단 얘기다. 캘퍼스는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인 샤오펑 주식 보유량도 1분기 96만6259주에서 2분기 97만5106주로 1% 늘렸다.

반면 온라인서비스 사업을 하는 업체들의 주식은 대거 팔아치웠다. 캘퍼스가 보유한 줌비디오 주식은 지난 1분기 97만3233주에서 2분기 82만1014주로 16%(15만2219주) 감소했다. 줌비디오는 온라인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팬데믹 특수를 누렸던 업체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세가 꺾이면서 지난 18일 주가는 연초(1월 3일) 대비 46%나 떨어졌다.

캘퍼스는 온라인라디오 업체인 시리우스XM 주식도 지난 2분기 105만9275주 매각했다. 이 회사 주식 보유량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유 중인 쿠팡 지분은 75만6545주에서 84만6672주로 12% 늘렸다.

캘퍼스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사모펀드, 부동산, 채권 등의 자산 비중을 늘려 투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2020년 2분기 말 59.3%였던 주식 자산 비중은 지난 1분기(47.0%), 2분기(44.4%)로 감소 추세다. 캘퍼스는 주식 자산 비중을 42% 까지 줄일 계획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