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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쇼크'에 양적긴축 폭풍까지 밀려온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파월, 테라 사태 때문에 '잭슨홀 작심 발언' 했다? / 美증시 주간전망
거머리같은 인플레이션을 떼내려면 피를 흘릴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막겠다는 명분은 좋지만 그래도 고강도 긴축의 고통을 참아내야 하는 투자자들은 괴롭습니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는 매주 월요일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인 '한경 글로벌마켓'에서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기사로 찾아뵙고 있습니다.
"QT는 양적긴축이 아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틀렸습니다. QT는 빠르고 강하지도 않았고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QT는 양적긴축을 뜻하는 Quantitive Tightening이 아니라 조용한 긴축(Quiet tighteing)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8월과 6월을 비교하면 8월에 Fed가 보유한 MBS 자산이 더 많습니다. 오히려 양적긴축이 아니라 양적완화로 불러야할 형국입니다.
꼬여버린 양적긴축
둘째로 채권시장을 보면 QT는 잠자코 있는 게 맞습니다. 현재 채권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장·단기 금리 역전입니다. 기준금리를 따라 올라가는 단기금리는 너무 올랐고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장기금리는 너무 낮은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Fed가 보유한 채권을 던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특히 단기채권 시장은 요동칠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오르고 있는 단기채권 금리에 기름을 부을 수 있습니다. 채권 금리를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테라와 루나가 Fed의 구세주?
그런데 가장 큰 손이 국채시장 매수 명단에서 빠진다고 선언했습니다. 보유한 국채마저 팔겠다는 겁니다. 당연히 2위, 3위가 받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중국은 미·중 갈등 이후 미 국채를 계속 팔고 있고 일본은 엔화 약세 때문에 화끈하게 미 국채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국이나 스위스 같은 유럽 국가들이 일부 받쳐주고 있지만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JP모간에 따르면 테더와 서클 등 스테이블 코인 발행 업체들은 미국 단기 국채만 800억달러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단기국채 시장의 2%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결코 적은 양이 아닙니다.
Fed의 가려운 곳을 코인 업체들이 긁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이 있어서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 작심 발언을 했는 지 모르겠습니다.
"QT와 QE는 반대말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꼭 그렇게 작동하지 만은 않습니다. QT를 한다고 유동성이 확 줄어들까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QE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이 풀렸습니다. 이 때문에 은행으로 요구불예금이 몰리고 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신용대출을 확 늘렸습니다.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유동성을 늘려도 유동성 증가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걸 '유동성 함정'이라고 하는데 유동성을 줄여도 유동성 감소 효과를 보지 못하니 '역(逆) 유동성 함정'이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은 인플레이션
파월 의장은 1년 전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희대의 사기극이 됐습니다. 이런 망언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뒤늦게 투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이언트 스텝이 '뉴 노멀'이 돼 버렸습니다. 일단 금리를 25bp씩 올리는 때가 와야 다들 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입니다. 그때 QT도 비로소 본격화 되겠죠. 양적긴축이 호재가 되는 역설적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대로 노동시장까지 무너지면 상황은 복잡해집니다.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질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진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동시장까지 흔들리면 어떡하냐고 불안해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게 인플레이션에 달렸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