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외화 지급준비율을 8%에서 6%로 낮췄다. 저성장 우려로 외화가 빠르게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다음 달 15일부터 은행들의 외화 지준율을 기존 8%에서 6%로 2%포인트 낮추겠다”고 5일 발표했다. 외화 지준율을 낮추면 민간은행이 보유해야 하는 의무 외화량이 줄어들면서 시중에 달러 유통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중국의 외화 지준율 인하는 이번이 올 들어 두 번째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에도 상하이 봉쇄 등으로 외화 유출 우려가 나오자 외화 지준율을 9%에서 8%로 1%포인트 낮췄다. 인민은행은 외화 지준율을 2004년 3%로 결정한 뒤 2006년 4%, 2007년 5%로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 7%, 9%로 두 차례 끌어올렸다.

인민은행은 이번 외화지준율 인상 이유를 두고 “금융기관의 외화자본 운용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원론적인 설명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인하 조치는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급격한 하락이 달갑지 않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선 이번 조치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달러당 위안화는 7위안에 다다른 상태다.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청두, 선전 등의 도시 봉쇄 조치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시장 분위기도 낙관적이진 않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켄 청 미즈호은행 아시아 외환 전략가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위안화의 가치 절하 속도를 늦추려는 시도이지만 가치 절하 자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