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 절차를 마치고 돌아가던 찰스 3세 앞에 한 남성이 돌진하는 모습. / 영상=스카이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 절차를 마치고 돌아가던 찰스 3세 앞에 한 남성이 돌진하는 모습. / 영상=스카이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 절차를 마치고 돌아가던 찰스 3세의 차량을 한 남성이 막아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스카이뉴스 생방송에는 찰스 3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도로에 난입한 남성이 모습이 담겼다.

이날 찰스 3세 국왕은 여왕의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을 떠나 노스홀트로 이동 중이었다. 당시 찰스 3세가 탑승한 롤스로이스 차량은 보안요원이 탄 차량 수십 대에 둘러싸여 엄호 아래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때 인도에서 흰색 상의에 파란색 바지를 입은 한 남성이 도로로 난입했다. 그는 차량 행렬을 100m 동안 쫓아오다가 4차선 도로에 뛰어들었고, 한 차량 앞으로 다가갔다. 이어 카메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뒷걸음질 치면서 촬영하기 시작했고, 양해를 구하듯 한쪽 손을 들어 올렸다. 남성의 갑작스러운 출몰에 차들은 급하게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근접 보호 요원들은 차에서 내려 남성에게 "차로부터 떨어져라"고 지시했다.

당시 장례식을 위해 인근 건물 지붕에는 저격수들이 배치돼 있었고, 1500명의 군인과 1만명의 경찰이 수도 전역을 지키고 있었다. 전 SAS(영국 특수부대) 소속 필 챔피언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남성은 머리에 총을 맞지 않은 게 행운"이라며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필은 "보안 요원들은 어떤 사람이 위협적인지 아닌지를 알아낼 시간이 많지 않다"며 "그 남성은 거의 미친 짓을 한 셈이다. 그는 단 '밀리초'(1000분의 1초) 차이로 죽음을 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8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향년 96세로 서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왕위 계승권자인 여왕의 큰아들 찰스 왕세자가 찰스 3세로 국왕 자리에 올랐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