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 정상회의서 16일 양자 회담…모디, 시진핑과도 만날 듯
전통적으로 끈끈한 유대 관계를 이어온 인도와 러시아의 정상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무역 등 협력 강화에 나선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1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러시아산 비료 및 식품 공급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두 정상은 15∼16일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사마르칸트를 방문해 별도 회담을 마련한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은 무엇보다 양국 무역 흐름을 촉진하기 위한 움직임을 살펴볼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양국 교역액은 115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거의 120% 증가했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회담에서는 비료 공급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인도 상무부에 따르면 인도의 올해 4∼7월 러시아산 비료 수입액은 10억3천만달러에 달한다.

2021∼2022 회계연도(해마다 4월 시작) 전체 수입액 규모가 7억7천만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수입이 많이 늘어난 셈이다.

인도는 러시아와 3년짜리 비료 수입 협정을 원하고 있으며 올해 초 장기 계약이 시도됐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진행되지 못했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회원국이지만 과거 냉전 시대부터 러시아와도 정치·경제·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 쉽사리 러시아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서방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물가 안정 등을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는 주요 7개국(G7)이 결정한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참여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한편, 이번 SCO 정상회의에서는 모디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별도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이 보도했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지만 최근에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인근 핵심 국경 분쟁지인 고그라-핫 스프링스에서 상호 철군에 합의하는 등 긴장을 조금씩 완화해가는 모양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다만, 인도 외교부는 모디 총리의 SCO 방문 사실만 간단하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양자 회담 개최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