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 3% 이상 하락 [오늘의 유가 동향]
국제 유가가 미국 달러 강세의 여파로 최근 일주일 간 최저치를 찍었다.

15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10월물)은 전 장보다 3.5%(3.26달러) 떨어진 배럴당 90.84달러로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10월물도 전 장보다 3.8%(3.38달러) 하락한 배럴당 85.1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와 WTI 선물 모두 지난 8일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자료: 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자료: 오일프라이스닷컴
이날 국제 유가가 하락한 원인은 강(强) 달러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거래자들에게 가격 부담을 주게 된다. 이 때문에 달러 강세는 원유 수요를 위축시키는 경향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며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일본 노무라 등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FOMC에서 1%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Fed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ICE 달러지수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 0.7% 가량 올랐다. 스톤엑스는 Fed가 앞으로 수 개월 동안 매파(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 침체 우려도 여전하다. 세계은행(WB)은 Fed를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올해 2.4%, 내년 1.7%로 제시했다. 이는 6월 전망치보다 각 0.5%포인트, 1%포인트 하락한 숫자다. 글로벌 경기를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 운송기업 페덱스도 이날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우려를 키웠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원유 수요 전망이 아직 시장에서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데다 Fed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다음 분기에 배럴당 82~92달러 범위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