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밀 농사 풍작과 경기침체 우려에 노출된 밀 선물 [원자재 포커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경기침체 우려와 러시아의 밀 농사 풍작이 최근 밀 선물 가격의 상승세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12월물은 지난 23일 전 장보다 약 3%(30.2센트) 하락한 부셸당 8.8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밀 선물 12월물은 전날인 22일에는 두 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으나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최근 밀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주요 산지에서의 수확량 전망에 좌우돼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펼치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정책의 여파에까지 노출되고 있다.
밀의 주요 산지인 러시아에서 올해 풍작이 예상되면서 밀 가격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리서치회사 소브에콘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의 밀 수확량은 1억톤(t)으로 예상된다. 몇 년 만의 풍작이라는 평가다. 단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대상이 됐기 때문에 러시아산 밀이 얼마나 국제 시장에 풀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최근 밀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원자재시장 전반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앨런 수더먼 스톤X 원자재부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이 경기침체의 렌즈를 통해 해석되고 있다”며 “경기침체는 원자재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경우 Fed는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밟게 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면 경기침체를 용인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Fed의 매파 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도 밀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밀을 비롯한 원자재는 미국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강(强)달러는 원자재의 실질 가격을 상승시켜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최근 밀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에도 연동돼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부분 동원령’에 서명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 예비군 30만명이 전쟁터에 동원될 전망이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세워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는 주민들에게 러시아 영토 편입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가 23일부터 실시되고 있다. 러시아는 주민투표를 통해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합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막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미국 은행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12월물은 지난 23일 전 장보다 약 3%(30.2센트) 하락한 부셸당 8.8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밀 선물 12월물은 전날인 22일에는 두 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으나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최근 밀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주요 산지에서의 수확량 전망에 좌우돼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펼치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정책의 여파에까지 노출되고 있다.
밀의 주요 산지인 러시아에서 올해 풍작이 예상되면서 밀 가격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리서치회사 소브에콘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의 밀 수확량은 1억톤(t)으로 예상된다. 몇 년 만의 풍작이라는 평가다. 단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대상이 됐기 때문에 러시아산 밀이 얼마나 국제 시장에 풀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최근 밀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원자재시장 전반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앨런 수더먼 스톤X 원자재부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이 경기침체의 렌즈를 통해 해석되고 있다”며 “경기침체는 원자재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경우 Fed는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밟게 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면 경기침체를 용인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Fed의 매파 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도 밀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밀을 비롯한 원자재는 미국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강(强)달러는 원자재의 실질 가격을 상승시켜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최근 밀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에도 연동돼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부분 동원령’에 서명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 예비군 30만명이 전쟁터에 동원될 전망이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세워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는 주민들에게 러시아 영토 편입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가 23일부터 실시되고 있다. 러시아는 주민투표를 통해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합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막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미국 은행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