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개발 중인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키 172cm에 무게 56kg으로 최대 20kg의 물건을 운반할 수 있고 시속 8km로 이동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가 개발 중인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키 172cm에 무게 56kg으로 최대 20kg의 물건을 운반할 수 있고 시속 8km로 이동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드디어 이번 주 금요일 테슬라봇 실물을 볼 수 있는 건가요?”

테슬라가 오는 30일(현지시간) 열리는 ‘AI 데이 2022’ 초대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테슬라 전문매체 테슬라라티(Teslarati)는 테슬라가 일부 ‘FSD 베타’ 테스터와 오랜 테슬라 차주들 중심으로 이메일 초대장을 배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데이는 테슬라의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을 공개하는 행사로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 개최된다. 장소는 테슬라의 첫 번째 본사가 있었던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다.


테슬라는 초대장을 통해 “AI 데이 2022행사에선 완전자율주행, 테슬라봇, 도조(Dojo‧테슬라가 만든 슈퍼컴퓨터) 등을 포함 테슬라의 인공지능 최신 개발 현황을 소개한다”며 “자리를 예약하려면 9월 28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밝혔다. 행사 입장을 위해 주 정부 발급 신분증이 필요하며 동석자는 허용되지 않는다. 테슬라 FSD로 비보호 좌회전을 테스트한 동영상을 올려 명성을 얻은 척 쿡 역시 초대장을 받았다고 트위터로 밝혔다.

이번 AI 데이의 최대 관심사는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의 기술적 진보 여부다. 테슬라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키 172cm에 무게 56kg으로 시속 8km로 이동한다. 최대 20kg의 물건을 운반할 수도 있다. 이 로봇은 인간이 하기엔 위험하고 반복적인 업무에 투입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AI 데이에서 테슬라봇 ‘옵티머스’의 시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8월 19일로 예정되어 있던 행사 날짜를 한 달 미룬 바 있다. 머스크가 로봇 개발팀에게 시간을 준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3월 언론과 인터뷰에선 “내년 말까지 테슬라봇 양산 준비를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봇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머스크의 로봇들이 걷거나 춤추는 ‘기본적인 능력’만으론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게 요지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기존의 인간형 로봇 기업이 이 부분에서 일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NASA의 로봇팀 책임자인 숀 아지미는 “자율주행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며 “인간형 로봇도 마찬가지”라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20일 전했다. 애리조나 주립대 인간시스템공학 교수인 낸시 쿡 역시 “테슬라가 성공하려면 짜인 각본이 아닌 다양한 행동을 하는 로봇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갈렸다. 테슬라라티엔 “머스크가 어떤 충격적인 비전을 내놓을지 벌써 설렌다” “자율주행도 지난 10년간 계속 완성을 미루더니 이번엔 로봇인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장기 프로젝트인 옵티머스보단 테슬라의 AI 기술 개발 상황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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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