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로이터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가 일본 닛산자동차 지분율을 현재 43%에서 15%로 낮추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닛산은 르노가 신설하는 전기자동차 자회사 지분을 15% 사들여 전기차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르노, 닛산, 미쓰비시자동차 3사 연합의 지배구조가 20여 년 만에 크게 바뀔 전망이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두 회사는 르노가 보유한 닛산 지분율을 15%까지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5%는 닛산이 보유한 르노 지분율과 같은 수치다.

현재 프랑스·일본 자동차 연합의 지배구조는 프랑스 정부가 르노 지분 15%, 르노가 닛산 지분 43%, 닛산이 미쓰비시자동차 지분 34%를 보유하는 형태로 맺어져 있다. 1999년 르노가 경영난에 빠진 닛산 지분 37%를 6000억엔(약 5조8508억원)에 사들이면서 이 같은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닛산도 르노 지분 15%를 갖고 있지만 프랑스 법률상 의결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닛산은 르노에 지분 관계를 대등하게 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두 회사의 지배구조 재편은 지난 10일 일본 요코하마시 닛산 본사에서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과 루카 드 메오 르노 최고경영자(CEO)가 만나면서 본격화했다.

르노가 닛산 지분율을 대폭 낮추려는 이유는 경영난과 전기차로의 전환 계획에 있다. 르노는 판매 부진으로 2020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는 흑자로 돌아섰지만 올 5월에는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러시아에서의 철수를 결정하는 등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르노는 2월 사업부를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로 분리, 전기차 기업으로의 본격 전환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거액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르노가 닛산 지분을 매각하는 한편 닛산, 미쓰비시자동차 등의 출자에 목을 매게 된 배경이다. 프랑스 정부도 르노가 닛산 지분율을 낮추는 데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가 닛산 지분을 줄이면 닛산은 르노의 전기차 자회사 지분을 15%가량 사들일 계획이다. 미쓰비시자동차도 르노 전기차 자회사에 출자를 검토 중이다. 르노와 닛산은 다음달 중순 지배구조 협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닛산은 이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으로 닛산은 1000억엔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