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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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에 시작될 코로나19 7차 유행에서 지난 6차 유행을 이끌었던 오미크론 BA.5 변이를 어떤 변이가 대체할지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BQ.1과 BQ.1.1, 이른바 'BQ 형제' 변이가 가장 유력하다. 이들 변이는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에서 점유율이 급증 중이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주 BQ.1과 BQ.1.1의 미국 내 확진자 점유율은 22%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BQ.1과 BQ.1.1의 점유율을 합친 것이 50%가 넘어, 유럽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스페인과 벨기에 등의 점유율도 30%를 넘었다.

우리나라도 이들 변이 점유율이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BQ.1과 지난 13일 첫 검출된 BQ.1.1은 이달 둘째 주(9~15일)만 해도 검출률이 도합 0.9%(각각 0.5%, 0.4%)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 주 뒤인 지난주(16~22일)에는 검출률이 도합 3.7%(각각 1.2%, 2.5%)로 증가해 전주 대비 4배 이상이 증가했다.

이들 BQ 형제 변이는 지난주 해외유입 검출률이 각각 5.2%, 11.4%에 이르는 등 해외 유행 상황을 반영하고 있어, 당분간 미국과 유럽처럼 국내 점유율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BF.7 변이가 다음 재유행의 초기 증가를 가져오고, BQ.1과 BQ.1.1이 본격적인 재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KMI)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도 "최근 1~2주새 BQ.1과 BQ.1.1 점유율이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며 이들 변이가 7차 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BQ.1과 BQ1.1 변이는 모두 BA.5 변이에서 파생된 하위 변이다. 유럽 CDC에 따르면 이들 변이가 무서운 이유는 면역회피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이뤄진 초기 연구에서도 백신이나 자연감염으로 얻은 면역력을 피하는 능력이 앞선 변이들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증화나 사망을 증가시키는 독성이 이전 변이들보다 더 강하다고 볼 만한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 뉴욕 버팔로대 제이콥스 의대 전염병 담당 과장인 토머스 루소 교수는 "BQ.1과 BQ.1.1은 BA.5에서 뻗어나온 것으로, 각각 다른 장소에서 진화했지만 유사한 스파이크단백질을 어느 정도 비슷하게 보유하고 최소 BA.5만큼의 감염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BQ.1과 BQ.1.1이 이전의 코로나19 변이 증세와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 미국 CDC에 따르면 다른 코로나19 변이와 마찬가지로 열과 오한, 기침, 숨이 짧아지고 호흡이 어려워지는 것, 피로감, 근육통, 두통, 미각이나 후각 상실, 목이 아픔, 코막힘이나 콧물, 어지럼증이나 구토, 설사 등의 증세가 대표적이다.

한편 'BQ 형제' 변이가 다음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이전처럼 어느 한 변이가 압도적인 점유를 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변이들이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CDC에 바이러스 염기서열 정보를 제공하는 헬릭스(Helix)는 현재 변이가 너무 다양해져서 이번 겨울의 유행은 단지 하나의 바이러스가 아닌 여러 바이러스가 동시에 주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헬릭스는 "현재 대다수의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되었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살아남기 위해) 다양화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다양성으로 인해 지난 겨울처럼 하나의 혈통만이 아니라 특정 돌연변이 또는 조합으로 여러 혈통의 바이러스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