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리 5% 넘게 올린다' 파월의 진심? 블러핑?
컴파운드 캐피털의 찰리 빌렐로 설립자는 "이전 여덟 번의 베어마켓에서 Fed는 금리 인하, 양적 긴축(QE)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올해 약세장에서는 반대로 금리를 올리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있다. 약세장에서 매파적인 Fed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나. 1980년대 초반 폴 볼커가 이끌던 때였다"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적 평가는 지나칠 수 있다. Fed는 금융시장에 과도한 흥분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기를 원했고, 그래서 금리가 궁극적으로 어디까지 오를지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그렇게 했다. 그러나 최종금리의 궁극적 수준은 현재 Fed 위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가 어떻게 되는지와 더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는 Fed가 최종금리를 5%로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경제가 약화하는 조짐이 너무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으며, 이는 결국 Fed가 방향을 바꾸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야누스 헨더슨은 "우리는 외생적 사건, 위기 발생으로 인한 경제 상황의 실질적인 악화는 Fed의 매파적 결의를 포기하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그건 아직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Fed가 '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라는 주장의 기본적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주택 시장은 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면서 급랭하고 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8월 전월보다 0.9% 하락했습니다. 지난 7월 10년 만에 처음 내림세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했으며, 하락 폭도 7월(0.2%)보다 커졌습니다.
=아마존은 오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고용 동결을 발표했습니다. 아마존은 "심상치 않은 거시경제 환경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채용과 투자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퀄컴도 고용을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또 오늘만 해고를 발표한 기업이 여럿입니다. 리프트는 13%, 오픈도어는 18%, 스트라이프는 14%, 차임은 12% 해고를 발표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가 회사를 사들인 뒤 절반 정도의 인원을 해고하고 있고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금융사도 모기지 사업 등 수요가 급감한 부분의 인원 감축에 돌입했습니다. 오늘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가 집계한 기업들의 10월 감원 계획은 3만3843명으로 작년 2월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전월보다 13%, 1년 전에 비해선 48% 증가한 수치입니다. 아직 절대적으로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챌린저 측은 "더 많은 해고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미 국채 2년과 10년물의 차이는 55bp에 육박하며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역전되었습니다. 그리고 3개월부터 30년물까지 모든 수익률 곡선에서 역전이 발생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롭 앤더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연착륙이 점점 더 어렵다는 메시지"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 침체가 닥친 것은 아닙니다. 오늘 발표된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1만7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 22만 건보다 적었습니다. 지난 1일 발표된 9월 미 기업들의 채용공고 수는 1070만 건으로 시장 전망치(980만 건)를 크게 웃돌면서 '깜짝' 증가한 바 있습니다. 오늘 공장재 주문, PMI 등 경제 지표가 발표된 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1%로 높였습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는 4분기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6%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경제가 좋으면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1965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의 소비자물가(CPI)와 실업률, 침체 발생 시기를 모아보면 인플레이션은 침체가 시작된 시점에 정점을 쳤다"라고 밝혔습니다. 침체 시작 이전까지는 물가가 계속 올랐다는 것입니다. 침체 없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어렵다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오늘 "가벼운 경기 침체" 가 가능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물가 상승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기록적인 가격 상승이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죠.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P500 지수가 전술적 강세를 유지하려면 3650~3700수준을 지켜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S&P500지수는 어제 3822에 있는 50일 이동평균선을 순식간에 뚫고 내려갔고, 오늘은 3719.89로 마감했는데요. 윌슨은 3650~3700 수준이 무너지면 3~4개월 안에 2950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합니다. 그는 "금리가 4.35% 이상으로 올라가면 최근 랠리는 끝난다"라며 "내일 고용보고서가 키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최근에는 CPI보다 물가를 펌프질하는 고용시장 상황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투자자들이 이번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믿는 여러 요인 중 한 가지는 계절성입니다. 칼슨 인베스트먼트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11월은 역사적으로 증시에서 가장 강력한 달"이라면서 "지난 10년간 11월 수익률이 12개월 중 가장 높았고, 중간선거 해의 11월은 두 번째로 높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르네상스 매크로에 따르면 1년을 3개월로 끊어서 계산하면 1928년 이후 가장 수익률이 높은 3개월은 10월 25일에 시작됐습니다. 1950년 이래 중간선거가 치러진 해에서 S&P500 지수는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1960년 이후 중간선거 이후 12개월 지수 수익률은 20%를 초과했습니다. 이것은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가 없이 나타났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