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악화·돌발적 위기악화 경계하는 데 주력"
"대화자체가 유의미…글로벌 난제 공동대응 타진이 성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 대해 외신과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이 그간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한 양국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대화를 재개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만 문제 등 핵심 이슈에서 양국이 서로의 차이를 해소하고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에 대해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두 정상이 따뜻한 톤으로 대화하려 노력했다"며 "두 사람은 회담에서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외교를 통해 분쟁이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고 평가했다.

미중 정상회담에 외신 "긴장완화 위한 대화 시작" 평가
전직 미국 외교관인 대니 러셀은 워싱턴포스트(WP)에 "두 정상의 회담은 과열된 양국 긴장 관계의 열기를 낮추려는 의도"라며 "미국은 의도치 않은 사고가 위기 상황으로 급속히 악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고, 중국도 반도체 수출 제한과 같은 미국의 대(對)중국 조치가 다시 나오는 것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스콧 케네디 미국 전략국제연구소 분석가는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미중 정상회담은 중국의 파국적인 고립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의 대립과 코로나19 방역정책 등으로 위험한 수준으로 고립됐는데, 이날 회담은 중국이 이와 같은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가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케네디 분석가는 "양국 정상은 상호 관계 단절을 해소하는 것이 양국은 물론 전세계의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한 것 같다"며 "상황이 아주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했기에 양국 정상회담은 매우 필요했다"고 말했다.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미중 회담에서 양국 지도자들은 서로의 차이를 해소하고 글로벌 문제에 대해 함께 대응하기로 하는 등 기대한 것보다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기후 변화나 식량 안보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워킹 그룹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협의하기로 한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두 정상의 회담이 당장 양국의 실질적인 갈등 해소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만이나 인권문제 등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선 애써 톤다운하며 언급을 자제하려 했을 뿐, 회담에서 이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NYT에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이 시간을 벌고 과열된 열기를 식히려는 것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이 만남이 효과가 있는지는 향후 6개월이나 1년간 어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입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첸 동샤오 상하이 국제문제 연구소장은 양국이 상호 협력 관계를 복원하기로 한 데 대해 "양국은 어떤 사안의 기준을 설정할 때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