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돌변한 파월 "너무 긴축 않겠다", '산타 랠리' 희망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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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돌변한 파월 "너무 긴축 않겠다", '산타 랠리' 희망 폭발](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1988613.1.jpg)
개장 전 중국에서 나온 경제 데이터는 좋지 않았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1월 제조업 PMI는 48.0으로, 10월의 49.2보다 하락했고 11월 비제조업 PMI 역시 46.7로 집계돼 10월의 48.7보다 낮았습니다. 코로나 19 감염 확산과 당국의 도시 봉쇄 조치 등의 영향으로 예상되던 것입니다. 중국 증시는 광저우 일부 지역의 봉쇄 해제에 따른 낙관론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유로존 소비자물가(CPI)가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둔화했습니다. 11월에 10%로 전달(10.6%)이나 예상(10.4%)보다 낮았습니다. 긍정적이긴 하지만 6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대의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해외 데이터는 파월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는 뉴욕 증시 투자자에게 모두 잡음(noise)이었습니다. 오전 9시 30분 주요 지수는 관망세 속에 보합세(-0.17~0.16%)로 출발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연설 전까지 미국에선 경제 데이터가 줄줄이 쏟아졌습니다.
① 고용정보업체 ADP가 집계하는 11월 민간고용은 12만7000개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10월의 23만9000개보다 급감한 것이며, 예상치 19만 개보다도 크게 낮았습니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에서 변곡점을 포착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 데이터에 따르면 Fed의 긴축이 일자리 창출과 급여 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ADP 고용 데이터의 신뢰도는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ADP를 믿기는 어렵다. 우리는 11월 신규고용 25만 개 예측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돌변한 파월 "너무 긴축 않겠다", '산타 랠리' 희망 폭발](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1988614.1.jpg)
③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연율 2.9%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말 발표됐던 속보치 2.6%보다 0.3%포인트 높아진 것입니다. 미국의 GDP는 속보치·잠정치·확정치 등 3단계로 발표됩니다. 성장률이 올라간 것은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가 더 높아진 덕분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돌변한 파월 "너무 긴축 않겠다", '산타 랠리' 희망 폭발](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1988603.1.pn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돌변한 파월 "너무 긴축 않겠다", '산타 랠리' 희망 폭발](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1988605.1.png)
이 중 시장이 가장 눈여겨본 것은 JOLTS 수치입니다. 파월 의장이 실업자 1인당 일자리가 2개에 달할 정도로 노동 시장이 뜨겁다며 몇 차례나 지적한 수치입니다. 이 수치는 10월 1.7개로 낮아졌지만, 시장을 그리 감동시키진 못했습니다. 고용정보업체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자 1인당 채용공고 수는 9월 1.9개에서 10월 1.7개로 떨어졌다. 지난 3월 정점에서 계속 둔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에 비하면 매우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9년 평균 일자리는 1.2개 수준이었습니다. 라스무센의 조셉 부르셀라스 이코노미스트도 "채용 공고 수가 노동 수요의 완화 신호를 보여주고 있지만, Fed가 내년 상반기에 5~5.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는 경로에서 벗어나기에는 완화 속도가 너무 느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돌변한 파월 "너무 긴축 않겠다", '산타 랠리' 희망 폭발](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1988609.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돌변한 파월 "너무 긴축 않겠다", '산타 랠리' 희망 폭발](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1988607.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돌변한 파월 "너무 긴축 않겠다", '산타 랠리' 희망 폭발](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1988620.1.jpg)
비슷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감소하고 있다는 위안을 주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에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9월 회의 및 경제 전망 요약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최종금리 수준이 다소 높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균형을 회복하려면 추세 이하의 성장이 지속하는 기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노동 시장에서 근로자에 대한 수요는 가용 근로자의 공급을 훨씬 초과하며 명목 임금은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훨씬 웃도는 수준과 일치하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심각하고 지속적인 노동 공급 부족은 곧 완전히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구직자당 약 1.7개의 일자리가 있습니다. 올해 채용공고는 약 150만 개 감소했지만, 팬데믹 이전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한 억제 수준에 접근함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는 빠르면 12월 회의에 올 수 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요인들을 나눠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긴축 정책과 느린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명확한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평가하려면 근원 인플레이션을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 △주택 이외의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세 가지 범주로 나누는 것이 유용합니다.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은 2022년 동안 매우 높은 수준에서 하락했지만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주택을 제외한 핵심 서비스의 인플레이션은 등락을 거듭했지만 명확한 추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상품 생산의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상품 가격 인플레이션도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아마도 내년까지 계속 상승할 것이지만 신규 임대료에 대한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한다면 내년 후반에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기 시작할 가능성이 큽니다. 주택을 제외한 핵심 서비스의 인플레이션에 중요한 노동 시장은 재조정의 잠정적인 징후만을 보이며 임금 상승률은 몇 가지 발전에도 불구하고 2% 인플레이션과 일치하는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기존과 달랐던 것이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 파월은 최종금리가 9월 점도표에서 제시한 것보다 높을 수 있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 높을 수 있다"(somewhat higher)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11월 FOMC 기자회견에서는 "많이 높을 수 있다"(a lot higher)라고 말했었습니다. 최종금리를 지금보다는 높이겠지만 어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 또 "너무 긴축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I don't want to overtighten)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1월 기자회견에서 "지나치게 긴축하는 게 덜 긴축하는 것보다 고치기 쉽다. 만약 우리가 지나치게 긴축한다면, 우리는 다시 경제활동을 강력하게 만들 도구가 있다"라고 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파월은 또 "Fed는 그동안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경제를 무너뜨린 뒤 수리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위험관리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는 게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로 인한 위험에 균형을 잡는 좋은 방법이다"라고 했고 "금리 인하는 우리가 곧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고 적절한 최종금리 수준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 연착륙에 대해서도 "부드럽거나 부드러운 착륙에 이르는 길이 있다고 계속 믿고 싶다. Fed가 '실업률이 여전히 낮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라며 과거보다 더 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FOMC 기자회견에서는 "금리가 더 높아야 하고 더 오래 유지해야 하는 만큼 연착륙 경로는 좁아졌다. 우리는 항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왔다"라고 밝혔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파월은 연설에 이어진 대담에서 예전의 단호하고 강력한 자세보다는 여유 있게 웃으며 답변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이 가장 주목한 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나치게 긴축할 수도 있다는 태도에서 너무 지나친 긴축을 피하고자 위험관리를 하겠다는 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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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들 수치가 예상보다 강하게 발표된다면 파월 의장이 너무 빨리 축포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입니다. 사실 벌써 파월의 말이 1970년대 긴축과 완화를 오가다 인플레이션이 치솟게 만든 아서 번스 전 Fed 의장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언스트앤드영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위험 관리는 Fed의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서 이미 '한번 당하고 두번 물러섰다'라는 관점에서 이런 태도는 2023년에 최종금리와 그 유지 기간을 갑자기 또다시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수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ed의 완화 신호에 자산 가격이 높아지고 금융여건이 급격히 완화될 경우 인플레이션은 다시금 높아질 수 있다"라며 "이는 Fed의 정책 실수가 될 수 있으며 Fed는 다시 한번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연속적으로 인상해야 할 수 있다. 이는 핵심적인 위험"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러한 위험을 피하려면 지나치게 긴축하는 정책이 나을 수 있다. Fed는 독약을 택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의 부활은 나중에 더 깊은 불황으로 이어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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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