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GDP)는 일본이 한국 2.4배
1인당 소득은 日 21위·韓 23위..일본서도 "곧 역전"
구매력평가 기준 임금은 2013년 한국이 역전
월급통장 꽂히는 명목임금도 올해 추월 확실시
2001년 2.4배 많았던 日, 21년 만에 뒤집힐듯

정보가 넘치다보니 잘못된 내용이 사실인양 통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이 일본보다 더 잘 산다'는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앞섰다는 건지, 평균 연봉이 더 높아졌다는 건지도 헷갈린다. 평균 연봉만 하더라도 평가 기준에 따라 한일간의 우열이 제각각이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간혹 있다.




일본은 1975년 G7 창립멤버로 참여한 이후 50년 가까이 선진국 지위를 지키고 있다.일본의 1인당 GDP는 196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후 줄곧 회원국 평균을 웃돌았지만 2015년 처음 평균치 아래로 떨어졌다.

어쨌든 경제규모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고 1인당 GDP도 일본이 앞서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더 잘 산다'는 근거는 뭘까. 일본의 KOTRA인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지난 9월 보고서를 통해 이 논란을 명확히 정리했다.
JETRO에 따르면 '한국이 일본을 넘었다'와 '아직은 멀었다'라는 논란이 벌어지는건 통계가 여러가지여서다. 다른 나라와의 임금 수준을 비교할 때는 OECD의 통계데이터베이스인 OECD Stat 자료를 주로 쓴다.
OECD Stat은 회원국의 연간 평균 임금을 1)각국 현지 통화 기준으로 나타낸 통계 2)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임금을 자국 통화 기준으로 나타낸 통계 3)실질 임금을 구매력평가 기준 달러로 환산한 통계 등 3가지로 발표한다.

구매력 평가 기준 임금에서 한국은 이미 2013년 일본을 따라잡았다. 지난해 한국의 구매력 평가 기준 임금은 4만4813달러로 4만849달러의 일본을 10% 가량 앞섰다.
구매력 평가 기준 임금은 나라마다 다른 물가와 환율 사정을 감안해서 비교 가능하도록 조정을 한 수치다. 그러다보니 정작 한일 직장인들의 월급통장에 실제로 꽂히는 급여가 얼마인지를 나타내지는 못한다. JETRO는 "구매력 평가는 평가기준이 워낙 다양해서 기준을 조금만 달리해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도 지적했다.
양국 직장인들의 임금수준을 보다 실감나게 비교하기 위해 JETRO는 매월 월급통장에 입금되는 실급여(명목 임금)를 그 해의 시장환율로 환산했다.

2021년 일본의 평균 연간 급여는 4만489달러, 한국은 3만7196달러로 3000달러 차이였다. 2021년 평균 환율(달러당 109.75엔과 1143.95원)을 적용한 액수다. 하지만 올들어 달러 가치가 급격히 오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22년 7월의 평균환율(1달러=136.72, 1307.95원)을 적용하면 일본의 평균 임금은 3만2503달러, 한국은 3만2532달러로 한국이 더 많아진다고 JETRO는 분석했다. 구매력 평가 기준 뿐 아니라 명목 임금까지 한국의 임금이 모든 면에서 일본을 따라잡은 것이다. 한국의 임금 상승률이 일본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한일 평균임금은 공식적으로 역전될 것이 확실시 된다는 분석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