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 보란듯 중국밀착…화웨이 들이고 '하나의 중국'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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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극진한 환대…제휴협약에도 밀착행보 빼곡
中 대서방 레퍼토리 '인권, 내정간섭 말라' 합창
패권경쟁 속 미 제재받는 中통신장비 기간시설 수입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관계 강화를 연일 대내외에 보란 듯이 과시하고 있다.
사우디와 중국의 관계 강화가 미국-사우디 관계나 미국-중국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미국의 공식적 입장이긴 하지만, 사우디가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에 접근하려고 함에 따라 미국의 중동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8일(현지시간) 사우디의 국가원수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정부수반인 무함마드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자동차에 탑승해 정상회담장인 사우디 왕궁으로 이동하면서 아라비아 말을 타고 중국과 사우디 국기를 든 사우디 왕실경비대의 호위를 받는 등 전날에 있어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이는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문 당시의 싸늘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보도에 따르면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는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며, 중국이 주권, 안보, 영토의 온전성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며, 중국의 탈(脫)과격화(deradicalization) 조치와 노력을 지지하며, 인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중국의 내정에 외부세력이 간섭하는 것을 확고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 자체는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들은 모두 인정하는 것이고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대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에서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를 대대적으로 강조한 것은 미국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중국에 접근해야겠다는 전략적 판단과 의지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인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내정에 외부세력이 간섭하는 것'에 확고히 반대한다고 한 점도 자신을 노골적으로 '인권침해 범죄자'로 취급해 온 미국 정부,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반발이 깔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며, 이를 계기로 미국과 사우디 사이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했다.
8일 사우디와 중국이 체결한 협정 가운데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사우디에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 데이터 센터 등 첨단 기술산업 단지를 건설하는 계획이 포함된 점도 주목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 창업한 화웨이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와 군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고속성장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안보상 우려와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견제 의도 때문에 이 회사를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군사 면에서 미국에 아직도 크게 의존하는 사우디가 화웨이를 파트너로 택하고 이를 널리 알린 것은 미국과의 긴장을 무릅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페르시아만(灣) 지역 국가 대부분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설 구축에 참여해 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시 주석의 사우디 국빈방문 일정은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이다.
시 주석은 9일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우디와 중국이 협정을 체결한 8일 미국 백악관의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다른 이슈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 사우디 측의 공식 주장을 즉각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등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난 것으로 해석될만한 발언을 했다.
이에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에서 수감중이던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미국에서 복역중이던 러시아 국적 무기상 빅토르 부트를 서로 교환했다.
이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그라이너 석방을 위한 중재 노력을 이끌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백악관 브리핑에서 장-피에르 대변인은 UAE와 사우디의 이런 발표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협상을 벌인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뿐이었고, (다른 나라의) 중재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교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영토를 제공해 준 UAE에 감사한다.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들의 이슈를 러시아 정부에 제기해 준 다른 나라들에도 감사한다"며 '다른 나라들'에 사우디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를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인들에 관한 얘기를 러시아 정부에 꺼냈던 다른 나라들 중 하나'로만 취급하면서, 사우디가 특별한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연합뉴스
中 대서방 레퍼토리 '인권, 내정간섭 말라' 합창
패권경쟁 속 미 제재받는 中통신장비 기간시설 수입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관계 강화를 연일 대내외에 보란 듯이 과시하고 있다.
사우디와 중국의 관계 강화가 미국-사우디 관계나 미국-중국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미국의 공식적 입장이긴 하지만, 사우디가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에 접근하려고 함에 따라 미국의 중동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8일(현지시간) 사우디의 국가원수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정부수반인 무함마드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자동차에 탑승해 정상회담장인 사우디 왕궁으로 이동하면서 아라비아 말을 타고 중국과 사우디 국기를 든 사우디 왕실경비대의 호위를 받는 등 전날에 있어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이는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문 당시의 싸늘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보도에 따르면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는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며, 중국이 주권, 안보, 영토의 온전성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며, 중국의 탈(脫)과격화(deradicalization) 조치와 노력을 지지하며, 인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중국의 내정에 외부세력이 간섭하는 것을 확고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 자체는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들은 모두 인정하는 것이고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대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에서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를 대대적으로 강조한 것은 미국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중국에 접근해야겠다는 전략적 판단과 의지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인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내정에 외부세력이 간섭하는 것'에 확고히 반대한다고 한 점도 자신을 노골적으로 '인권침해 범죄자'로 취급해 온 미국 정부,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반발이 깔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며, 이를 계기로 미국과 사우디 사이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했다.
8일 사우디와 중국이 체결한 협정 가운데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사우디에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 데이터 센터 등 첨단 기술산업 단지를 건설하는 계획이 포함된 점도 주목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 창업한 화웨이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와 군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고속성장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안보상 우려와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견제 의도 때문에 이 회사를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군사 면에서 미국에 아직도 크게 의존하는 사우디가 화웨이를 파트너로 택하고 이를 널리 알린 것은 미국과의 긴장을 무릅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페르시아만(灣) 지역 국가 대부분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설 구축에 참여해 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시 주석의 사우디 국빈방문 일정은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이다.
시 주석은 9일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우디와 중국이 협정을 체결한 8일 미국 백악관의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다른 이슈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 사우디 측의 공식 주장을 즉각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등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난 것으로 해석될만한 발언을 했다.
이에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에서 수감중이던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미국에서 복역중이던 러시아 국적 무기상 빅토르 부트를 서로 교환했다.
이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그라이너 석방을 위한 중재 노력을 이끌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백악관 브리핑에서 장-피에르 대변인은 UAE와 사우디의 이런 발표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협상을 벌인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뿐이었고, (다른 나라의) 중재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교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영토를 제공해 준 UAE에 감사한다.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들의 이슈를 러시아 정부에 제기해 준 다른 나라들에도 감사한다"며 '다른 나라들'에 사우디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를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인들에 관한 얘기를 러시아 정부에 꺼냈던 다른 나라들 중 하나'로만 취급하면서, 사우디가 특별한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