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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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는 지난주(12~16일) 후반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전략비축유 확보를 위해 원유 재구매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시장에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16일 브렌트유 선물(내년 2월물 기준)은 전 장보다 2.4%(2.17달러) 하락한 배럴당 79.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내년 1월물 기준)은 전 장보다 2.4%(1.82달러) 떨어진 배럴당 74.29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지난주 주간 가격으로는 상승 마감이었지만 주 하반기 낙폭이 작지 않았다.
경기 침체 우려에 WTI 70달러선 위협 [오늘의 유가 동향]
최근 국제 유가는 경기 침체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을 관할하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도 기준금리를 각 0.5%포인트 올렸다. 이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 침체를 용인하거나,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상황이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했다. 그동안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소비도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더 확산하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로버트 야거 이사는 “경제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며 “WTI 선물 가격이 또다시 배럴당 70달러 지지선을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설 수 있다”고 했다.

지난주 DOE는 전략비축유를 확보하기 위해 원유를 다시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DOE가 구매를 계획한 물량은 300만배럴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앞서 유가가 일정 수준까지 하락하면 전략비축유를 보충하겠다고 발표했다. 평소라면 국제 유가의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겠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워낙 크다 보니 시장에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중국 경제도 변수다. 중국은 지난 15∼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내년 경제 반등을 위한 정책 수단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중국 관영 중앙TV의 회의 결과 보도문 4700 여자 중 안정을 뜻하는 ‘온(穩)’ 자가 31회 등장(작년 25회)했다. 안정을 우선으로 하고, 안정 속에 성장을 추구한다는 뜻인 온자당두(穩字當頭)·온중구진(穩中求進)을 견지하기로 했다. 적극적 재정 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 내수 확대, 소비 회복 및 확대, 주택 개선 및 신에너지 차량 지원책, 민간 자본의 국가 중대 프로젝트 참여 확대, 수출의 경제에 대한 지지 작용 확대,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발전, 외자 유치 확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적극 추진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됐다. 그러나 중국의 ‘위드 코로나’가 중국 지도부의 기대처럼 순조롭지 않을 경우에는 중국 경제 위축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