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내년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소폭 상승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최근 제로 코로나 방역 대책을 완화하면서 향후 경기가 살아나면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거란 기대가 커졌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내년 1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0.90달러(1.21%) 오른 배럴당 75.19달러에 거래됐다. 3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2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1.16달러(1.47%) 오른 배럴당 80.2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이전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지도부가 모두 참석하는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었다. 중국은 이 자리에서 내년 경제 재건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들이 공개한 회의 결과 보도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 경제사업의 5대 전략을 제시하면서 최우선으로 국내 수요 확대를 꼽았다. 정부 투자와 인센티브를 통한 민간 투자 유치에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인 자본 유치, 첨단 기술 연구 개발 가속화 등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안정적 성장을 위해 적극적 재정 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도 발표했다. 제로 코로나 방역 대책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조치를 최적화하고 새로운 단계의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조치를 성실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나임 아슬람 아바트레이드 수석 시장 분석가는 “수요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중국은 경제에 대한 모든 비관론에 맞서 싸울 것이며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中 '제로 코로나' 완화에 WTI 1.2% 상승 [오늘의 유가 동향]
지난주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다시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발표 당시에는 경기 침체 우려가 너무 컸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중국의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다. 지난주 미국 에너지부(DOE)는 300만배럴의 원유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긴축통화 정책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즈호증권의 밥 요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대공황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