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중국의 대만 침략.’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2023년 새해 전망 20가지를 추리면서 올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들로 꼽은 목록이다. FT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종전 또는 휴전의 선결 조건이 올해 충족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Fed의 금리 인하 관측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美 금리인하·푸틴 종전, 올해 절대 없을 일"

“푸틴의 전쟁, 끝나지 않는다”

FT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종전 선언은 고사하고 휴전을 맺기 위한 선결 조건이 올해 충족될 가능성이 안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현재 상황을 그대로 동결시키는 평화협상에 만족할 리 없다는 설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장기전에 대비해 병력을 재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Fed는 지난해 12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인상했다. 월가에서는 미국의 최종 금리 상단이 올 상반기 연 4.9%로 정점을 찍은 뒤 9월 연 4.7%, 12월 연 4.4%로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FT는 “올해 최종 금리 상단을 연 5% 이상으로 보고 있는 Fed 위원 대다수 전망이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며 “Fed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자만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싶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ed가 2021년 하반기부터 제기된 시장의 인플레이션 경고를 일축하고 뒤늦게 금리 인상(긴축) 선회에 나선 점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Fed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은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날 FT는 칼럼을 통해서도 “작년 고강도 긴축으로 인해 칩머니(cheap money·저금리로 풍부해진 시장 유동성) 시대가 저물었지만 일시적 중단인지 (고금리 시대로의) 영구적 전환인지 전망이 엇갈려 경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中 경제, 반등? 후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 이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방역 완화는 당분간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만 한 해 동안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며 “일단 중국이 ‘위드 코로나’ 방법을 배우고 나면 경제 활동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인들이 코로나19 봉쇄 때 쌓아둔 저축은 소비지출 확대로 이어지고, 중국 정부는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춘 부양책을 쏟아낼 것이란 설명이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의 대만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지겠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을 봉쇄하거나 침략할 엄두를 내진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만 봉쇄나 침략으로 미국과 전쟁을 본격화하면 시 주석이 권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올해 세계 3분의 1 지역에서, 유럽 기준으로는 절반 지역에서 경기침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 한 해는 지난해보다 더 힘들 수 있다”며 “세계 3대 경제 권역인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경기 둔화가 나타나면 경제 취약국들에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더욱 끌어내릴 위협 요인으로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를 지목했다. FT와는 상반된 분석이다. 중국에선 작년 말 코로나19 방역이 대거 완화되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성장률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지난해 10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7%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이보다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