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단기적으로 인기 없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중앙은행의 독립성도 역설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스웨덴 중앙은행 주최로 열린 ‘중앙은행 독립성과 책무’ 심포지엄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대중에게 유익하면서도 중요한 제도적 장치”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최대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목표와 연관되지 않는 일에 힘쓰지 말고 목표 달성에 전념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각종 정치적 고려로부터 Fed의 결정을 보호하는 이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또 “물가 안정은 건전한 경제의 기반이며 대중에게 헤아릴 수 없는 혜택을 제공한다”며 “고물가를 안정시키려면 경제를 둔화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 등 단기적으로 인기 없는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정치적 통제가 없으면 Fed는 정치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Fed의 독립성이 남용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정책 결정은 대부분 정부 기관에서 내려야 한다”며 “다른 기관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돼야 하는 만큼 의회가 효과적으로 감독할 수 있도록 Fed는 투명성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미셸 보먼 Fed 이사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먼 이사는 이날 플로리다 은행연합회 행사에 참석해 “최근 일부 인플레이션 지표가 내려갔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며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금리인상 폭과 인상 중단 시점은 인플레이션 진정 여부에 달려 있다”며 “물가가 고점을 찍었다는 강력한 신호와 이후 내려가고 있다는 일관된 증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비즈니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Fed는 금리를 연 5%로 올린 뒤 금리 인상을 멈추고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물가가 기대만큼 잘 내려가지 않아 4분기에 금리 인상을 재개한 후 연 6%까지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