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PCR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PCR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이 지난 2일부터 중국발(發) 입국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방역 규제를 강화하자 중국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전문가는 중국인의 반발 배경으로 규제 완화와 별도의 중국인을 향한 환대의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현재 미국, 호주, 프랑스 등 국가 역시 한국, 일본과 같이 중국발 여행객 입국 전에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방역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중국인의 반발에 대해 "왜 우리한테만 그러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서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숀 레인 전무는 이에 대해 "주중 프랑스 대사관은 '프랑스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웨이보(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기 때문에 중국 여행객들은 프랑스에 화를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레인 전무는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중국시장 자문을 해주는 상하이 소재 시장조사 기업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창립자다.

그는 "하지만 중국인들은 한국이 그들을 차별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화가 나 있고, 일본에는 더 화가 많이 나 있다"고 전했다. 똑같이 방역 규제를 강화했지만, 한국과 일본은 환대의 메시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행 선호도는 높은데 방역 강화로 큰 제약이 따르자 유독 한국과 일본에 불만이 더 커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CNBC는 글로벌 온라인여행사 트립닷컴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여행지가 태국, 일본, 미국, 한국, 호주 순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이 방역 조치를 강화하자 중국 SNS에서는 "한국은 방역을 이유로 인권을 침해한다", "왜 중국인에게만 이러나" 등 한국의 방역 정책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며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에는 한 40대 중국인 남성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격리를 거부하고 도주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이 남성은 지난 11일 경찰에 검거됐다.

중국은 지난 10일 한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방역 정책 강화에 따른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앞서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국내 지시에 따라 오늘(10일)부터 주한 중국대사관과 총영사관은 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 사정을 포함해 한국 국민의 중국 방문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며 "상기 사항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입국 제한 조치 취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