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치킨게임'의 승자는 누가되나 [정인설의 美증시 주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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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률, 미국 경기지표, Fed 인사들 연설 주목
시장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대가 먼저 나가 떨어지기 바라는 '치킨게임'입니다. 그 전까지 결론을 정해놓고 각기 보고 싶은 사실만 짜깁기하는 편집술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이런 대립된 욕구가 평행선을 이룰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은 시장대로, Fed는 Fed 대로 각자의 길을 가겠다는 선포가 줄을 이을 전망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이중적 성격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요.
이번 주엔 인플레이션의 이런 이중성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의 주요 일정과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반면 Fed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서비스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어서 근원 CPI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겁니다. 빡빡한 노동시장에서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CPI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지표가 어느 정도 힌트를 줄 수 있습니다. 먼저 기대 인플레이션입니다.
뉴욕 연방은행과 미시간대이 각각 발표하는 지수를 보면 일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1년 단기 기대 인플레는 확실히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Fed가 중시하는 장기 기대 인플레는 100% 확신을 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뉴욕 연은의 12월 자료에선 5년 기대 인플레는 전달에 비해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시간으로 18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생산자 물가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 확실히 둔화하고 있습니다. 전월대비 기준으론 아직 꺾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선 12월에 전월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인플레 둔화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반면 그게 일시적인 것이냐 추세적인 것이냐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기침체 정도가 심할수록 Fed는 금리인상을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주엔 그런 지표들이 속속 나옵니다. 우선 한국시간으로 17일 화요일에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나옵니다. 두 가지가 관심입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때인 2020년(2.2%)보다 낮게 나오느냐가 첫번째 관심사입니다. 시장에선 1.8~1.9% 성장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8%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중국이 전 세계 성장률보다 낮을 지 여부입니다. 세계은행은 2022년 세계 성장률을 2.9%, 중국 성장률은 2.7%로 추산했습니다.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세계 성장률보다 중국 성장률이 낮을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예측이 맞다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전달에 비해 안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12월 소매판매는 11월이 전달에 비해 0.6% 감소였는데요. 이번엔 0.8% 감소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느냐 아니면 빗나가냐에 따라 시장은 출렁일 수 있습니다. 12월 산업생산도 전달에 비해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시장에선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housing)과 소비엔 침체 여파가 보이고 있습니다. 'H·O·P·E' 이론에 따르면 이젠 신규 주문(order)와 기업 이익(profit), 고용(employment) 차례입니다 실적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넷플릭스 등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이번엔 2020년 3분기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기업 순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안좋으니 피벗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 Fed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큽니다. 2월1일 FOMC를 앞두고 다음주부터 블랙아웃에 들어가서 이번주가 사실상 마지막 발언기간인데요. 10여명이 출동합니다. 미국시간으로 18일 수요일, 19일 목요일에 연설이 몰려 있습니다. 18일에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도 나오고 Fed의 경기종합보고서인 베이지북도 나오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를 할 수 있겠죠. Fed의 2인자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19일 연설을 주목해서 봐야할 것 같고요. 올해 FOMC 투표권이 있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발언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그리고 16일부터 스위스에서 다보스 포럼도 주목해야 합니다.
'파월의 저격수'로 불린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대표적입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달 초 미국경제학회에서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에서 벗어나 고물가 고금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의 18번이었던 장기침체론에서 전향한 것입니다. 중국의 급격한 변화가 글로벌 경제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너무도 빨리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바꾼 것입니다.
리오프닝으로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빨리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23년 중국 성장률이 4%대에서 5%대로 높이는 투자은행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저효과와 제로 코로나 정책 포기가 반영됐습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늘면 홍콩이나 태국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전망입니다. 그리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도 호재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의 무역적자가 흑자로 전환될 시기가 일찍 올 수 있습니다.
유로존의 불황도 짧고 얕게 끝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골디락스 얘기로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때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인플레는 여전히 높고 경기만 일부 회복된다면 세계 중앙은행들은 쉬이 금리인하로 전환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오늘은 '경직적 CPI'와 중국의 경기회복 여부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노예해방 100주년을 맞아 "나에게 꿈이 있다"는 명연설을 한 마틴 루터킹 목사. 그가 평생 인종차별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16일(마틴 루터킹 데이)을 계기로 인플레를 끝내는 꿈에 조금씩 다가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이번 주엔 인플레이션의 이런 이중성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의 주요 일정과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Fed의 금리 결정을 결정할 변수들
투자자들이 보고 싶은 건 인플레 둔화입니다. 상품 가격을 중심으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전망대로 주거비도 언젠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반면 Fed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서비스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어서 근원 CPI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겁니다. 빡빡한 노동시장에서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CPI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지표가 어느 정도 힌트를 줄 수 있습니다. 먼저 기대 인플레이션입니다.
뉴욕 연방은행과 미시간대이 각각 발표하는 지수를 보면 일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1년 단기 기대 인플레는 확실히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Fed가 중시하는 장기 기대 인플레는 100% 확신을 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뉴욕 연은의 12월 자료에선 5년 기대 인플레는 전달에 비해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시간으로 18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생산자 물가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 확실히 둔화하고 있습니다. 전월대비 기준으론 아직 꺾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선 12월에 전월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인플레 둔화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반면 그게 일시적인 것이냐 추세적인 것이냐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되는 인플레 지표
CPI를 비롯한 대부분의 물가 지표는 인플레의 이중성을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꺾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도 동시에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건 맞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현 시점이 높은 수준이란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게 경직적 CPI(sticky-CPI)입니다. 애틀랜타 연은이 발표하는 이 지표는 양다리를 걸치지 않습니다. 한 번 방향성이 정해지면 반대 방향으로 잘 움직이지 않는 비탄력적 가격 변수들만 모아놨습니다. 렌트비와 의료비, 교육비 등이 대표적입니다. 클리블랜드 연은 연구 자료를 보면 가격이 탄력적인 요소와 비탄력적인 요소를 나누는 가격 변동 빈도의 기준은 4.3개월이었습니다. 이 지표는 전년 동기대비 기준으로 여전히 오르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가장 높습니다. 이 지표가 꺾이면 확실히 인플레이션의 끝이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임금입니다. 통계적으로 가장 빨리 나오는 게 미국 고용보고서입니다. 여기서 보여주는 시간당 임금입니다.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났습니다.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하회했고 전년 대비로는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였습니다. 이게 추세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느냐가 관전 포인트입니다.중국 성장률이 세계 성장률에 못미치나
경기침체도 여전히 중요한 변수입니다. 경기침체 여부에 따라 Fed의 긴축 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경기침체 정도가 심할수록 Fed는 금리인상을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주엔 그런 지표들이 속속 나옵니다. 우선 한국시간으로 17일 화요일에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나옵니다. 두 가지가 관심입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때인 2020년(2.2%)보다 낮게 나오느냐가 첫번째 관심사입니다. 시장에선 1.8~1.9% 성장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8%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중국이 전 세계 성장률보다 낮을 지 여부입니다. 세계은행은 2022년 세계 성장률을 2.9%, 중국 성장률은 2.7%로 추산했습니다.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세계 성장률보다 중국 성장률이 낮을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예측이 맞다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HOPE' 이론은 맞을까
그리고 미국 경기침체 여부입니다. 미국시간으로 18일 오전, 한국시간으로 18일 밤에 미국의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가 나옵니다.전달에 비해 안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12월 소매판매는 11월이 전달에 비해 0.6% 감소였는데요. 이번엔 0.8% 감소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느냐 아니면 빗나가냐에 따라 시장은 출렁일 수 있습니다. 12월 산업생산도 전달에 비해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시장에선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housing)과 소비엔 침체 여파가 보이고 있습니다. 'H·O·P·E' 이론에 따르면 이젠 신규 주문(order)와 기업 이익(profit), 고용(employment) 차례입니다 실적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넷플릭스 등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이번엔 2020년 3분기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기업 순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안좋으니 피벗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 Fed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큽니다. 2월1일 FOMC를 앞두고 다음주부터 블랙아웃에 들어가서 이번주가 사실상 마지막 발언기간인데요. 10여명이 출동합니다. 미국시간으로 18일 수요일, 19일 목요일에 연설이 몰려 있습니다. 18일에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도 나오고 Fed의 경기종합보고서인 베이지북도 나오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를 할 수 있겠죠. Fed의 2인자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19일 연설을 주목해서 봐야할 것 같고요. 올해 FOMC 투표권이 있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발언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그리고 16일부터 스위스에서 다보스 포럼도 주목해야 합니다.
향후 침체 여부의 핵심 변수는 중국
작년 말만 해도 올해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올들어 생각을 바꾸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적어도 미국은 경기침체를 겪지 않거나 있어도 짧고 얕게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파월의 저격수'로 불린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대표적입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달 초 미국경제학회에서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에서 벗어나 고물가 고금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의 18번이었던 장기침체론에서 전향한 것입니다. 중국의 급격한 변화가 글로벌 경제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너무도 빨리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바꾼 것입니다.
리오프닝으로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빨리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23년 중국 성장률이 4%대에서 5%대로 높이는 투자은행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저효과와 제로 코로나 정책 포기가 반영됐습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늘면 홍콩이나 태국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전망입니다. 그리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도 호재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의 무역적자가 흑자로 전환될 시기가 일찍 올 수 있습니다.
유로존의 불황도 짧고 얕게 끝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골디락스 얘기로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때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인플레는 여전히 높고 경기만 일부 회복된다면 세계 중앙은행들은 쉬이 금리인하로 전환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오늘은 '경직적 CPI'와 중국의 경기회복 여부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노예해방 100주년을 맞아 "나에게 꿈이 있다"는 명연설을 한 마틴 루터킹 목사. 그가 평생 인종차별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16일(마틴 루터킹 데이)을 계기로 인플레를 끝내는 꿈에 조금씩 다가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