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유가가 8% 이상 상승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 중국에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강달러가 꺾인 영향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보다 1.47달러(1.87%) 오른 배럴당 79.86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에만 8.25% 상승했다. WTI는 지난 5일부터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에는 9.6% 올랐다.

13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월물 브렌트유도 1.25달러(1.49%) 오른 배럴당 85.28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도 지난주 내내 상승세를 유지했다. 한 주간 8.5% 올랐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틀면서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의 원유 구매량과 도로 교통량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반니 스타우보노 UBS 애널리스트는 “모두가 중국의 이동성 지표를 보고 있으며 이는 석유 수요 및 가격의 회복을 나타낸다”면서 “다음으로 지켜볼 것은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로 국제에너지기구(IEA)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분기 수요 추정치를 올려잡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中 수요회복 기대에 지난주 8.3% 오른 WTI [오늘의 유가 동향]
유가가 상승세지만 OPEC이 석유 생산량을 조절하기에는 아직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버트 요거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가 7거래일 연속으로 올랐지만 아직도 OPEC+이 마지막으로 감산 결정을 내렸을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선이 깨지자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소식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1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5%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했다. CPI가 전월 대비 낮아진 것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인플레이션 둔화 징후가 뚜렷해지자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다.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은 94.2%로 전주(75.7%) 대비 크게 올랐다.

반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3일 102.2로 한 주간 -1.62% 하락했다. 지난해 6월 초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저치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