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바드’가 오답을 내놨다. 구글이 공개한 시연 영상에서다. AI 챗봇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바드의 성능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린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7% 이상 폭락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7일 트위터에 올린 바드 시연 영상에서 바드는 질문에 잘못된 답변을 내놨다.

바드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내 9살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최초로 태양계 밖 행성의 사진을 찍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최초로 태양계 밖 외계 행성의 사진을 찍은 망원경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이다.

바드가 오답을 내놨다는 사실은 구글이 바드 출시 행사를 열기 몇 시간 전 알려졌다. 구글 측은 이에 대해 “(오류는) 우리가 이번 주 시작하는 엄격한 테스트 과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외부 피드백과 자체 내부 테스트를 결합해 바드의 응답이 실제 정보의 품질과 안전, 근거 등 높은 수준을 충족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큰 타격을 받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주가는 7.68% 떨어진 99.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시가총액만 1000억달러가 증발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챗봇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바드의 오류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7일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엔진 ‘빙’과 웹브라우저 ‘엣지’에 대화형 AI를 적용한 새로운 버전을 공개했다.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지난 몇 년간 AI 혁신의 선두주자였으나 검색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손을 놓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구글이 검색 경쟁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 몇 주간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표를 서둘렀고, 시연 영상에 잘못된 답변 게시하는 혼란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