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도 지갑을 연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가 지난해 4분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올 1분기에도 배달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가는 5% 이상 올랐다.

16일(현지시간) 도어대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8억1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추정치 평균 17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성적이다. 총 주문 건수는 4억6700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문 금액은 144억4600만달러로 29% 증가했다.

올 1분기에도 이같은 주문량 증가는 이어질 전망이다. 도어대시는 올 1분기 주문 금액이 151억~15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또한 월가 애널리스트 추정치 146억달러를 웃도는 금액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졌음에도 음식배달 서비스의 편리함에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프라비르 아다카 도어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실적은 높은 물가 상승이라는 거시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도어대시 플랫폼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에 주가는 상승 반전했다. 이날 장중 1.89% 떨어진 66.89달러로 마감했으나 실적 공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5.41% 오르며 70.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도어대시는 미국 음식배달 시장에서 점유율 65%를 차지하는 1위 업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으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식료품, 주류, 소매물품 등으로도 서비스를 확장했다. 아다카 CFO는 "새로운 분야의 배달 주문이 크게 성장할 징후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4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1억1700만달러로 회사 역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순손실은 6억4200만달러로 전년 동기(1억5500만달러)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회사는 지난해 핀란드 음식배달 업체 월트를 인수하고, 11월 1250명의 정리해고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손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페인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달 1일 물러나고 아다카 CFO가 뒤를 이어 CEO를 맡게 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