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를 포함한 미국 연구팀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봉이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넘을 경우 삶에 대한 만족감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1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삶에 대한 만족도는 소득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연봉이 10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극대화한다"고 8일 보도했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이 하버드대 심리학 박사 과정 학생들과 함께 미국에 거주하는 18~65세 성인 3만3391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행복감을 측정한 결과다. 이들의 중위 소득은 연간 8만5000만달러(약 1억1200만원)였다.

카너먼은 2010년 발표한 논문에서 '행복감은 소득과 함께 커지만, 연봉 6~9만달러가 되면 정점을 찍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선 다른 결과를 내놨다. 카너먼 연구팀에 따르면 연봉 10만달러 이상 50만달러 미만을 버는 미국인의 행복감은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커졌다.

연봉 50만달러 이상을 버는 이들에게서도 행복 증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카너먼은 블룸버그에 "상위 소득 그룹(연봉 50만달러)의 행복도가 꾸준히 상승한다고 나타났지만 이것이 얼마나 더 확장되는지에 대해선 연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카너먼 연구팀은 소득이 전반적인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요인에 비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휴식을 취하는 것도 긍정적인 심리 형성에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카너먼은 또 "매우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감에 돈은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적절한 수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비참하다고 느낀다면, 불행의 근원은 아마도 돈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