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고용시장이 과열 양상을 이어갔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물가를 자극하는 임금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실업률은 54년 만의 최저치인 3.4%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미 노동부 발표에서 ‘뜨거운 고용시장’이 재확인된다면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美 고용시장 호조 이어질 듯

이날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와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실업률 등을 발표한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에 따르면 2월 비농업 고용자는 22만5000명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1월 증가폭(51만7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인플레이션 완화에 사활을 건 Fed는 여전히 많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디트야 바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온화한 날씨의 영향으로 2월 고용자는 23만 명가량 추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가 따뜻하면 건설, 채굴 등 외부 활동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하고 있는 레저 및 접객업에서도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2월 실업률은 전달에 이어 3.4%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4.8%(전년 동기 대비)로 1월(4.4%)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2월 고용지표는 오는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는 Fed가 주시하는 데이터 중 하나다.

임금이 오르면 기업은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높이고, 이는 물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 7일 상원에 출석해 “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너무 높다”고 우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높아지는 3월 빅스텝 가능성

여전히 탄탄한 美고용시장…'3월 빅스텝'으로 기우는 Fed
고용시장 열기가 지속될 경우 Fed가 3월에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0~5.25%가 된다. CNBC는 “다우존스 예상대로 고용 보고서가 나온다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Fed가 이달 말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월 비농업 고용 증가자가 10만 명 이하로 내려가야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투자자가 예상하는 3월 빅스텝 확률은 61.6%(10일 낮 12시 기준)에 달했다. 지난달 26일~이달 4일 실업수당 청구가 8주 만에 20만 건을 넘어섰다는 발표에 하루 전(78.6%)보다 빅스텝 전망이 줄었다.

하지만 2월 전체로 고용시장이 뜨거웠던 것으로 확인되면 다시 빅스텝이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과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구직자보다 인력 모집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