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사진=한경DB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사진=한경DB
실리콘밸리은행(SVB) 대량인출 사태를 촉발했다고 지목받은 억만장자 피터 틸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피터 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은 "(SVB 폐쇄 당시) 나도 내 돈 5000만 달러(약 650억원)가 묶였다"며 "SVB가 붕괴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해 인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틸 회장이 소유한 벤처업체인 파운더스펀드는 SVB가 폐쇄되기 하루 전이던 지난 9일 고객들에게 예금인출을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고객사들이 자금을 모두 빼내도록 유도해 SVB의 뱅크런을 부추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파운더스펀드 외에도 다수 벤처 캐피털 업체들이 SVB가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자사주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직후 예금 인출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코투, 유니언 스퀘어 벤처스, 파운더 컬렉티브, 앤드리센 호로위츠 등이 거론된다.

이들 업체는 자신들이 고객의 최고 이익에 부합하는 금융 조언을 제공했을 뿐이라며 공포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닐 루스번 파운더스펀드 최고경영자는 "지난 9일 아침에 뱅크런이 진행 중이었다"며 "우리는 신의성실 의무에 따라 대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와 금융규제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SVB가 무너진 경위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